[한국농어민신문]

농협중앙회와의 공급계약을 앞두고 있는 농기자재회사들이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저가입찰에 대한 불만이다. 급기야 지난 2일, 6개 무기질 비료회사의 노동조합이 농협중앙회 앞에서 비정상적인 비료입찰의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농협이 농가소득 증대를 구실 삼아 지금까지 30%대에 육박하는 가격인하를 밀어붙이면서 비료회사의 고혈을 짠다는 성토였다. 농협계열사인 남해화학 노동조합조차 집회에 동참할 만큼 무기질 비료회사의 경영난이 심상치 않다.

지난 9월까지 농업용 무기질비료 생산량이 88만6000톤으로 전년 동기대비 4.4%가 늘었다. 2지난해에는 폭염과 냉해가 심각했던 반면 올해는 이상기후 영향을 받지 않아 예년 수준을 회복한 것인데, 팔면 팔수록 적자란 게 문제다. 9월말 기준 비료협회 회원사의 비료분야 영업적자가 450억 원 가량인데, 2018년 694억 원보다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료산업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농약, 농기계, 필름을 비롯한 농자재 업계도 거의 같은 목소리다.

제품가격에는 원료비, 제조비, 시설유지비, 물류비, 마케팅비용과 함께 연구개발비 등이 포함되는데, 적자상황이 지속되면 농가를 만족시킬 신기술이나 신제품 개발은 요원해진다. 이렇게 해서 생긴 시장의 빈자리는 수입제품이나 차지할게 뻔하고, 우리농업의 생산성 향상이나 농기자재의 첨단화, 수출활성화 등도 공염불이 될 것이다. 각종 영농자재를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적기에 공급하는 게 농협의 역할이지만 지금같이 납품기업을 옥죄는 근시안적 방식이 아니라 상생의 길을 먼저 모색해볼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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