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식품 식품산업
[식품외식산업 인재를 키운다] “식품분야에 답 있다”···창업 기술 갈고 닦는 청년들<하>식품외식 창업에 도전하라

[한국농어민신문 주현주 기자]

▲ 오희숙 식품명인이 교육생들에게 전통식품인 부각을 만드는 방법을 실습하고 있는 모습.

정부가 올해 처음 시행한 식품분야 창업 지원 프로그램은 기존 창업 프로그램과 차별화 했다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 식품분야 창업은 주로 식품기술 부족이나 기술의 한계 등으로 사업의 연속성이 낮다는 점이 위험요소로 작용해 왔다. 이에 정부는 식품기술의 사업화와 기존 식품 숙련기술의 활용을 높이기 위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이중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올해 추진한 ‘청년 혁신 푸드비즈니스 사업화 교육’및 ‘식품 숙련기술 대물림 교육’은 실제 현장 적용이 가능한 기술 지원으로 기존 창업 지원과는 다르다는 평가다.


흑마늘 진액 이용한 소스 등
청년 10팀 아이디어 제품 적용
1대1 멘토링·사업화 단계 강의
투자제안서 제작 등 도와줘


▲청년 혁신 푸드비즈니스 사업화 교육=‘청년 혁신 푸드비즈니스 사업화 교육’은 청년들의 식품기술 아이디어를 제품에 적용시켜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서울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이 교육 기관으로 선정, 후원에는 SPC가 참여해 지난 7~11월까지 운영했다. 참여 대상은 대학 내 푸드테크를 기반으로 기술사업화를 희망하는 대학원생 및 박사 후 연구원으로 40세 미만의 2~3인으로 구성됐고, 총 10개 팀(부경대, 세종대, 경희대, 국민대, 경북대, 가천대, 충남대, 고려대, 전남대, 서울대)이 참여했다.

10개의 교육 참가팀은 먼저 지도교수진과 함께 연구실이 보유한 원천기술과 연구 분야를 소개하고, 다른 참가팀과 기술의 융합을 위한 토론을 실시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팀별 연구 분야 소개는 순위를 결정하는 평가가 아닌, 실제 보유한 기술의 사업화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한 자문 형식으로 진행됐다. 사업화 가능성 단계에서 전남대학교는 지역자원을 활용한 무화과 가공 제품을 소개했는데, 상품성이 떨어지는 ‘B급’무화과 가공 제품 개발로 건강한 먹거리 제공 및 지역 잔여 농산물 소비를 유도했다는 점에서 업계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고려대학교는 설탕 대신 흑마늘 진액을 이용한 소스 개발로 마늘빵·바게트를 보다 건강하게 섭취할 수 있는 사업화 아이디어를 냈다. 서울대학교는 프렌차이즈 카페에서 판매중인 하동 녹차를 벤치마킹한 ‘발효 산양삼 블렌팅 티’로 지역과 특산물을 활용한 기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팀별 사업화 아이디어 발표 이후 기술사업화 모델 개발 과정에서는 기술사업화 경험이 풍부한 내·외부 강사진이 기술사업화 성공 사례를 강의하고, 기술 창업 아이디어에 대해 1:1 멘토링을 제공했다. 신사업 추진 전 관련 특허 출연 여부나 경쟁기업의 기술 수준 확인 절차, 원재료와 가공단계의 단가 등 제품개발을 넘어 사업화 단계를 위한 실질적인 강의도 포함됐다.

한 참가 교육생은 “연구실에서 실험만 해오다가 특허나 상표, 단가 등 제품 사업화까지 확장해 배우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면서 “기술의 발전보다는 현재 보유한 기술을 어떤 시각에서 바라봐야 하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생각의 전환을 통해 향후 연구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단계이자 마지막 단계인 투자제안서 제작과 투자 유치 단계에서는 목표시장 설정, 사업화 모델 검증 등의 과정을 거쳤다. 특히 이 과정에서 엑셀레이터(창업기획자)도 참여해 교육생들이 발표한 기술사업화 아이디어의 투자가능성을 검증했다. 교육생들은 최종성과물인 이 투자제안서를 바탕으로 향후 민간기업과의 시제품 개발, 공동 연구개발, 투자 지원, 후속 정부사업 연계 등 기술사업화 가능성에 한발 다가서게 됐다.
 

▲ 식품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청년 혁신 푸드 비즈니스 사업화 교육 중간발표회가 지난 10월 서울대학교에서 열렸다.


부각·한과·떡·음료 등 식품명인
청년 창업자 20명에 노하우 전수
패키징·마케팅·창업상담도 진행
사회적 되물림 통해 전통 이어


▲식품 숙련기술 대물림 교육=‘식품 숙련기술 대물림 교육’은 농식품부가 올해 첫 시범사업으로 시행, 식품분야 숙련기술인들이 보유한 기술과 노하우를 청년 창업자들에게 전수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대한민국 식품명인과 같은 숙련기술인이 보유한 식품제조·가공 기술을 실질적인 제품 개발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했다. 

특히 전통식품 숙련기술이 사적 대물림이 아닌 사회적 대물림으로 올바른 전통의 명맥을 잇는 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됐다.

대물림 교육은 ‘우리나라 디저트의 현대적 계승’을 주제로 부각을 비롯해 한과, 떡, 음료 분야 숙련기술인들의 실습 교육으로 진행됐으며, 식품기술을 전수받아 창업을 희망하는 식품제조·가공·조리기술 분야 예비창업자 또는 창업 후 5년 이내 기업기술자 20명이 참여했다.


숙련기술 교육에는 오희숙 식품명인(제25호·부각), 임화자 식품명인(제72호·한과)과 광주시 무형문화재에 선정된 최영자, 이애섭, 민경숙 남도의례음식장과, 박혜란 궁중음식연구원 팀장 등이 참여해 기술 노하우를 전수했다.

대물림 교육은 각 숙련기술 분야의 제조 실습교육과 전수교육, 제품개발을 위한 종합 교육으로 구성돼 교육 기관으로 선정된 호남대학교에서 약 3개월 동안 진행됐다. 또한 숙련기술인들의 1:1 멘토링 교육과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패키징과 마케팅, 창업상담도 진행했다.

실제 교육에 참여한 창업 3년차 노지현 느린부각 대표는 김부각 제품 개발로 연매출 10억원을 달성하는 등 초기창업에는 성공했지만, 김부각 이라는 단일메뉴의 한계로 지속적인 성장에 어려움을 겪었다. 신제품 개발을 위해 고추부각, 연근부각 등에 도전했지만 부각 관련 숙련기술이 부족했고, 이번 부각 전문 교육을 통해 메뉴를 다양화 하는데 성공했다.

부각분야 숙련기술을 전수한 오희숙 식품명인은 “4시간 강연시간에서 3시간을 더 연장할 정도로 교육생들이 기술전수에 대한 열의가 대단했다”라며 “교육생들이 질문 수준도 매우 구체적이어서 부각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습도나 온도 문제 등 디테일한 기술을 필요로 했다”고 말했다. “실습이 끝난 뒤에도 교육생들은 따로 비용을 내더라도 좋으니, 후속 강연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오희숙 명인은 “우리 전통 부각의 명성에 걸맞는 좋은 상품을 만드는 창업인들이 늘어나야 우리 전통성도 살아나고 부각 시장 자체도 발전할 것이다”며 “40년 노하우를 단 몇 일만에 전수하는 게 어렵긴 하지만 대물림 사업이 연속성을 갖고 꾸준히 유지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교육현장에서는/가천대학교
“기업과 투자매칭 늘어나면 청년 창업 허들 낮출 것”

‘동충하초의 환생’으로 참여
지질생물학도 차 산업화 눈길
콤부차 활용 사업제안서 완성
“투자회사 등과 매칭 기회 중요”

▲ 박태식 가천대학교 지질생물학 연구실 담당교수

“기초학문을 연구하는 지질생물학과 학생들이 차(茶)를 만들다니. 학생들보다 제가 더 많이 배웠습니다.”

‘청년 혁신 푸드비즈니스 사업화 교육’에 참여해 ‘동충하초의 환생’ 프로젝트로 가천대학교 지질생물학 연구팀(김군태 박사과정, 박시현 석사)을 이끈 박태식 생명과학과 교수의 말이다.

박태식 교수는 “주로 비만, 고지혈증 등 인체 질환과 관련된 연구를 하는 지질생물학과 학생들이 식품기술 사업화 교육에 참여한다고 하니 다들 의아해했다”면서 “우리가 연구해온 동충하초 발효 종균 기술이 식품분야에서 음료나 차 형태로 사업화 될 수 있을 거란 생각도 못했었다. 대부분 식품관련 학과들만 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천대학교 연구팀은 콩에서 배양한 동충하초 추출물로 비만이나 간 기능 등에 효과가 있는 기능성 음료 개발 아이디어를 발표했다. 박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가천대 팀은 동충하초 추출물 기술로 처음엔 숙취 해소 음료를 만들었다.

하지만 고가의 원물 비용으로 음료 단가를 맞추기가 어려워 사업화 중간단계에서 콤부차(발효음료) 형태로 제품 방향을 바꿨다. 콤부차는 기존 차에 동충하초 추출물을 섞어 만든 차 형태의 발효음료다.

박태식 교수는 “식품산업체와 함께 제품 방향을 고민하면서 서로 관점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대학원생들이 연구실에서 기술만을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원료 가격이나 트렌드를 고민하는 등 창업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지식을 얻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가천대 팀은 동충하초 추출물로 만든 콤부차를 빵과 함께 곁들여 먹게끔 ‘빵과 함께’라는 이름으로 사업제안서를 완성했다.

박태식 교수는 청년 창업을 위한 생태계 조성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다양한 정부 기관에서 창업 지원을 해주곤 있지만 창업을 위해선 대부분 초기 비용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학교를 갓 졸업한 학생들에겐 이 초기 비용 조차 마련하기 쉽지 않다”며 “이번 푸드비즈니스 사업화 교육처럼 기업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투자 매칭이 되는 사례가 더 늘어난다면 청년들의 창업 허들을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창업 지원 사업이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나 수치 등 성과중심으로 간다면 의미가 없다”며 “단지 스타트업 몇 개 창출을 목표로 성과 발표회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성과발표 이후 다음 단계인 벤처캐피탈이나 투자회사 등과 매칭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끝>

주현주 기자 joohj@agrinet.co.kr

<농림축산식품부 공동기획>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현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