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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아텍, 일본산 엔진 국산 둔갑 의혹

[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 아세아텍 다목적관리기 ‘AMC-900’의 엔진 모습.

김제박람회 전시된 ‘AMC-900’ 
미쯔비시 ‘GB290’ 엔진 쓰면서
아세아텍 CI로 ‘라벨갈이’ 정황
불매운동 탓 일본산 숨긴 듯

“국산 농기계 신뢰도 떨어뜨려”
“농업인 속이는 행위” 비난 여론


㈜아세아텍이 자사의 농기계에 들어가는 엔진의 원산지를 속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본 제품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커지자 일본산 엔진을 국산으로 둔갑시켰다는 것이다.

2019년 김제농업기계박람회에 전시됐던 아세아텍 다목적관리기 ‘AMC-900’. 이 기종의 엔진은 ‘GB290’으로, 미쯔비시 엔진의 ‘GB시리즈’ 중 하나다. 그러나 ‘GB290’ 엔진에는 미쯔비시가 아닌 아세아텍의 CI가 표시돼 있었다. 홈페이지에도 ‘AMC-900’ 특징은 ‘미쯔비시 OHV 4.8㎾ 관리기 전용 엔진 탑재’로 소개돼 있다. 그러나 엔진에는 ‘아세아관리기’란 문구만 적혀 있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한일관계 악화로 인해 일본산 제품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면서 ‘일본산’을 지우려고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꺼내고 있다. 농업기계형식표지판에도 형식명 ‘AMC-900’과 규격 ‘가솔린 4.8㎾’, 제조번호 ‘TAA230 3369’와 함께 회사명 ‘아세아텍’만 기재돼 있다. 같은 엔진을 사용하는 다른 업체 관리기의 농업기계형식표지판에는 엔진 제조사를 ‘미쯔비시’라고 따로 명시하고 있다.

이를 지적한 관계자는 “일본산 제품의 성능이 뛰어나다는 인식이 퍼져있을 때 일본 제조사를 강조한 것과 달리, 2019년 8월경부터 이를 감추기에 급급한 모습”이라면서 “‘GB시리즈’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미쯔비시 엔진인데도 자사 이름을 넣는 것은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과 맞물려 제조사를 바꾼 것이라면 국산 농기계 제품의 신뢰까지 떨어뜨리는 부정적인 반향을 가져오지 않겠는가”라고 일갈했다.

이 같은 ‘라벨갈이’ 행위는 국회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경기 수원병) 의원은 최근 “시중에 유통되는 수입물품의 원산지를 속여 소비자를 기만하는 업체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수입물품 원산지표시 적발건수가 3715건에 달하는데, 원산지 자체를 표시하지 않는 ‘미표시’가 1821건(49%), 원산지 식별이 어려운 약어나 희미한 색깔을 쓰는 등 ‘부정적 표시’가 1003건(27%), 원산지를 오인하도록 유도하는 글자·문자를 사용하는 ‘오인표시’는 585건(15.7%), 원산지를 다른 국가로 표시하는 ‘허위표시’는 200건(5.3%) 등이다. 아세아텍의 사례는 후자에 해당된다. 김 의원은 “관세청은 2018년부터 자율법규 준수도를 제고한다는 명목으로 원산지 표시단속을 줄이고 있는 것이 원인”이라면서 “관세당국은 관련부처와 협업해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는 등 관리감독을 더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농업계 관계자는 “고객인 농업인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는 것이 농기계업체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면서 “원산지를 정확하게 표시하지 않는 것은 농업인을 속이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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