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평진 기자]


농협중앙회장 출마 선언, 김병국 전 서충주농협조합장

중앙회, 수익에 목숨 걸면 안돼
원가 수준으로 자재 공급이
조합원을 위한 농협의 출발


김병국 전 서충주농협조합장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농협중앙회장 출마를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10월24일에 있은 그의 자서전 ‘행복한 농민, 살기좋은 농촌’ 출판기념회가 신호탄이 됐다.
농협중앙회장 출마는 충북 인사중 그가 처음이다. 한 번의 실패도 없이 내리 5선을 했으니 그의 인생은 순탄했다.

그러나 중앙회장 도전은 결코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불리한 점이 많다. 중앙회 이사를 두 번 역임했으나 인지도가 낮다는 평도 있다. 거론되는 후보중 5선을 훌쩍 뛰어넘은 인사도 여럿 있다. 중앙회장 출마가 두 번째, 세 번째인 후보도 있다.

“투표권을 가진 292명의 조합장중 초재선 비율이 상당히 높습니다. 인지도가 낮다고 하는데 이걸 감안하면 큰 문제가 안 됩니다. 또 초재선 조합장들은 안면 보다는 능력이나 사람됨을 보고 선택할 겁니다.”

그는 평생을 농협에서 일했다. 스물여섯에 농협에 들어와 20년을 직원으로 일했고, 20년을 조합장으로 지냈다. 농협의 문제가 뭐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도시농협과 농촌 조합의 격차가 너무 크다는 겁니다. 신용사업 위주로 조합이 운영되기 때문입니다. 농촌지역 농협이 신용사업의 전문성을 시급히 갖춰야 합니다. 그러나 조합 자체적으로는 한계가 있고 중앙회가 이를 뒷받침해야 합니다.”

경제사업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농협경제지주가 조합과 경쟁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농민들이 조합에 바라는 게 있어요. 농산물을 제대로 팔아달라는 겁니다. 과잉생산 되면 가격충격을 받는데 지금까지 농협은 이를 감당하지 못했어요. 농협경제지주가 전체적인 출하 유통량을 예측하고 조합의 판매를 활성화하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그는 농협이 ‘바른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용사업에서 수익을 내면 경제사업으로 환원되는 구조가 견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경제사업에서도 농협경제지주가 지역농협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앙회가 수익을 내는데 목숨을 걸어서는 안 됩니다. 경제지주는 사료, 비료, 농약을 최저가격으로 지역농협에 공급해야 조합원들에게 원가 수준으로 자재를 공급할 수 있습니다. 이게 조합원을 위한 농협의 출발입니다.”

1998년, 초선 조합장으로 취임한지 1주일 만에 서충주농협은 ‘합병권고’를 받는다. 눈앞이 캄캄하고 아찔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탄탄한 농협으로 자리잡았다고 한다.

“120명의 조합원들이 생산한 우렁이농법 유기농쌀은 인천공항 구매식당에 납품되고 있어요. 조합이 자체적으로 만든 ‘달래강 청정쌀’도 없어 못 팔 정도로 인기가 좋습니다.”

조합이 사라질 뻔 했던 아찔한 위기에서 벗어난 동력은 절실함이었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함, 그때 그 심정으로 임하고자 합니다.”

충주=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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