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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저출산·고령화 해법, 농산어촌 균형 발전에 있다"농경연 '농산촌 유토피아 실천 구상' 현장토론회

[한국농어민신문 김선아 기자]

▲ 경남 함양군 지곡면사무소에서 열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현장토론회에는 60여명의 각계인사가 참여, ‘농산어촌 유토피아’와 관련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저성장·저출산·고령화로 인해 나타나는 국가적 문제를 풀어내는 데 농산어촌의 균형 발전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홍상, KREI)이 지난 15일 경남 함양군 지곡면사무소에서 ‘포용사회를 향한 농산촌 유토피아 실천 구상’을 주제로 개최한 현장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이 같은 의견에 공감을 표하고, 구체적 실천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홍상 KREI 원장을 비롯 성경륭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박성호 경남도 부지사,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박영범 청와대 농해수비서관, 김인식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김재현 산림청장, 서춘수 함양군수,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진승호 단장,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오현석 사무국장과 황수철 농산어촌분과위원장, 농식품부 조재호 농촌정책국장, 허태웅 한국농수산대학 총장 등 각계 인사 6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주제발표와 종합토론 내용을 지상중계한다.



#‘농산어촌 유토피아’ 구상 배경은
“현실 문제 풀어낼 곳은 결국 농산어촌”

▲송미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본부장=대한민국이 압축적 경제성장으로 물질적 풍요는 달성했지만, 국민의 삶의 질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017년 한국인의 삶의 질 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국가 중 29위다. 특히 공동체 부문은 38위다. 자살률은 2위. 특히 노년층 자살률이 심각하다. 도시는 도시대로 높은 주거비용과 일자리·빈곤 문제를 호소하고, 늙고 비어가는 농촌은 지속가능성 자체를 위협받고 있다.

반면 새로운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반농반X,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등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귀농·귀촌을 모색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장년세대는 삶과 휴양의 조화, 공동체적 삶에 대한 욕구를, 청년세대는 가치 있고 보람 있는 일자리에 대한 욕구가 크다.

이러한 도시와 농촌의 문제, 세대별 기대와 욕구를 융합하면 농산어촌을 무대로 새로운 균형 발전의 틀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문제의식에서 ‘농산어촌 유토피아’ 구상이 시작됐다.

어원적으로 유토피아는 이상향, 없는 곳이다. 모든 유토피아에 대한 논의는 현실의 문제에서 출발했다. 유토피아의 지향점은 공동체, 협동, 구성원간 조화, 자연과의 공존 등이다. 도시 문명 하에서 현실의 문제를 푸는 무대는 결국 농산어촌이 될 것이다. 현 정부의 새로운 국가패러다임인 ‘포용사회’ 실현에 농산어촌이 선도적인 역할을 발휘할 수 있도록 혁신 사례 발굴과 실천모델의 기획, 정책 사업화 방안 도출 및 시범계획 수립에 매진하겠다.


#국민의 버킷리스트 분석과 시사점
“생활기반 개선·농촌다움 보전 등 필요”

▲심재헌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지난 5월~6월 사이 19세 이상 3332명(도시민 2291명, 농촌주민 1041명)을 대상으로 '유토피아로서 농촌의 잠재력 조사'를 실시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버킷리스트 1위는 여행하기다. 연령대별로 차이는 있으나 2위는 자연 속에서 자급자족하며 건강하게 살기, 3위는 취미 및 예술활동 하기, 4위는 가족관계 돈독히 하기 등으로 이어진다.

꿈의 실현 장소로서 농산어촌을 꼽은 도시민은 46.7%. 그 이유로는 자연환경이 좋아서, 여유로운 삶이 있어서라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반면 농산어촌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로는 열악한 생활환경·문화·의료환경 등이 꼽혔다. 

버킷리스트 실행시 예상되는 어려움으로 원주민들의 텃세·갈등이 1위를 차지했고, 자금이나 소득의 부족, 함께 할동할 수 있는 사람이나 관련 정보의 부족이 뒤를 이었다. 버킷리스트 실행시 받고 싶은 지원은 ①저렴한 주거지 ②농산어촌 정보 제공 ③맞춤형 교육 및 컨설팅 ④일자리 지원 ⑤농산어촌에서 살아보기 체험 지원 ⑥주택 개보수 지원 등이다.

따라서 앞으로 농산어촌이 꿈의 실현 공간이 되려면 주거공간 등 생활기반 개선과 함께 다양한 농촌형 일자리 발굴 및 지원, 농촌다움의 보전, 지역 공동체 활성화 등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농식품부, 농협, 농어촌공사, 산림청, 지자체, LH 등 모든 관련기관들의 협업이 전제되어야 한다.


#LH의 농촌 유토피아 구현 사업화 방안
“안정된 주거·일자리 있어야 지속가능”

▲이규호 한국토지주택공사 처장=지난 50년간 대한민국을 성장시킨 힘은 도시로 이동한 농촌 청년들이었다. 2019년 현재 인구의 50%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으며, 소비의 80%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지자체별 ‘일자리 질’ 지수와 지방소멸 위험도를 비교해보면, 일자리 질이 낮은 지역일수록 소멸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삶은 농촌이든 도시든 안정된 주거와 소득이 있어야 지속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에 LH는 농촌 유토피아 구현을 위해 주거 지원을 기본으로 일자리 인프라를 만드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주거와 관련, 농촌지역 신규사업의 가장 큰 장애사항은 수요 부족으로 사업성 확보가 곤란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솔루션으로 도시의 개발이익을 농촌 주택에 교차보조할 수 있도록 수도권의 사업성이 좋은 공동주택사업과 지방의 귀농주택사업을 패키지로 묶는 리츠사업을 추진, 저렴한 농촌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일자리와 관련, LH는 중소기업·상인 중심의 향토산업 성장 토대가 될 소규모 핵심인프라를 농촌에 조성하고, 지역의 혁신주체와 연계해 이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할 방침이다. 폐교, 폐창고, 폐공장 등 지역내 유휴시설을 활용해 청년창업공간을 만든다거나, 혁신도시 인근에 5만평 이하 소규모 로컬푸드 밸리를 조성, 지역농산물 취급 중소 가공업체가 입주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앞으로 1년간 인구절벽과 소멸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농촌 및 중소도시의 발전전략 수립과 사업화 모델 발굴에 최선을 다하겠다.


■종합토론
“다양한 분야 협력…새로운 상상력 발휘를”


▲성경륭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노인자살률, 빈곤율이 심각한 수준이다. 지역소멸, 농촌소멸 이야기가 나온 지도 오래다. 그러나 어디서도 이게 대책이다, 라는 믿음이 가는 답변은 나오고 있지 않다. 농경연이 연구하는 ‘농산어촌 유토피아’ 구상은 이에 대한 대안 중 하나다.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 이제는 연구의 단계에서 실천의 단계로 옮아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김홍상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원장=지금의 농산어촌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하다. 유토피아라는 말을 던진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나 생각한다. 새로운 상상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농업계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협력이 중요하다. 오늘 각계각층의 전문가 분들을 현장에 모신 이유다.

▲김재현 산림청장=유행병처럼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해 이야기해 왔지만, 우리는 여전히 성장 중심의 사고를 하고 있다. 저성장시대로 진입한 상황에서 지금이야말로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고민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산촌은 우리가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미래의 선진공간일 수도, 가장 낙후된 공간일 수도 있다. 자연자본의 훼손을 막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역 자원의 특성들을 재해석해 어떻게 새로운 융합의 토대를 만들어갈 것인지 고민할 때다.

▲진승호 국가균형발전위 기획단장=수도권의 인구추계가 올 10월 50%를 넘어섰다. 균형발전의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가 인구의 흐름인데 굉장히 심각한 문제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가 우리나라 10년, 20년 중장기적 발전에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다. 농산어촌 유토피아 실천구상 중 한 두 가지라도 시범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을 잘 골라서 계획을 어떻게 수립할 것인지, 재원 조달은 어떻게 할 것인지, 농림부나 산림청 등 관련기관의 역할 배분은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화해야 한다. 균형위도 최대한 참여하도록 하겠다.

▲김인식 농어촌공사 사장=유토피아 하면 너무 먼 거리에 있는 이상향으로 느끼기 쉽다. 농촌 발전에 대한 간절함으로 사업화되길 바란다. 농어촌공사는 혁신도시와 배후 농어촌지역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농어촌 체류형 복합농원’ 등을 구상 중이다. 지역개발사업의 완성도를 최대한 높일 수 있도록 지자체는 물론 LH 등 여러 기관과 복합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

▲변창흠 LH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앞으로 총력을 기울여서 지역균형발전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역에서 사업을 하려고 보면 가장 큰 문제가 사업성 부족으로, 이 마이너스를 어떻게 커버할거냐가 핵심이다. 그래서 앞서 발표한 것처럼 지역의 마이너스 사업을 수도권 플러스 사업과 결합해 교차 보조하자는 구상이 나온거다. 농촌문제야말로 부처가 협력해서 풀어나가야 한다. 여러 부처에 관련된 일을 많이 해온 만큼 중간에서 매개역할도 하고, 힘든 부분은 선투자도 하면서 열심히 해나가겠다.

▲조재호 농식품부 농촌정책국장=지방분권, 재정분권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자체의 역량이다. 중앙정부는 이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또 하나는 국토관리 시스템 정비다. 사실 인구 10만 미만의 농촌지역은 회색지대에 놓여 있다. 국토관리에 준하는 수준으로 농촌계획이 가능하도록 시스템 변경 작업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개발이냐, 보전이냐, 딜레마가 있다. 많은 분들이 원하는 건 개발을 하지 말라는 것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개발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개발과 규제가 공존할 수 있는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오현석 농특위 사무국장=농특위를 중심으로 12월 중순쯤 현 정부의 새로운 농업·농촌비전 선포를 준비 중이다. 전국 시도를 돌면서 타운홀 미팅을 하고 있는데, 유토피아를 얘기하기에는 버거운 게 사실이다. 가족이 세대를 이어가면서 농촌지역에서 살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가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성경륭 이사장=그동안 농경연이 연구 중심으로 해왔는데 이 구상이 실행이 되려면 농식품부, 해수부, 산림청 등 정부부처와 균형위, 농특위 등이 나서서 일종의 사업단을 구성, 투트랙으로 움직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적당한 시기에 사업단과 연구단이 동시에 가동될 수 있도록 고민을 부탁한다.

김선아 기자 kimsa@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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