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고온기 작물재배 ‘실증’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폭 52m·높이 16m·길이 86m
일반 광폭형보다 층고 더 높여
여름철 최고기온 12~13℃ 낮춰
산소·냉수 공급, 양액시스템에
천정엔 대형 환기창도 설치
딸기·장미 기존보다 생육 향상
농촌진흥청이 폭 52m, 높이 16m, 길이 86m의 광폭형 온실을 짓고, 고온기 작물재배 실증에 착수해 결과가 주목된다. 이 온실은 민간에서 개발한 고온 극복 기술의 현장 가능성과 채소, 과수, 화훼의 적용 가능 여부를 검증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7월에 준공한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14일, 기존 온실의 개념을 바꾼 새로운 온실모델을 공개했다. 공개된 온실은 폭염, 가뭄, 집중호우 등의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높이가 7m인 일반 광폭형 온실보다 높이를 높여 11.5~16m로 설계가 돼 있다. 또한 온실 내부는 안개 분무, 차광커튼 등의 냉방시설을 갖춰 일반 온실과 비교해 여름철 최고기온을 12~13℃ 낮췄다. 아울러 뿌리 환경을 정밀 제어할 수 있게 산소와 냉수를 순환적으로 공급하는 장치와 양액시스템을 설치했고, 더운 공기를 효율적으로 환기할 수 있도록 하우스 천정에는 대형 환기창을 설치했다.
농촌진흥청이 7월말부터 딸기 1만여 주, 장미 2만여 주를 심고, 10월까지 재배한 결과, 두 작물 모두 일반 온실에서 재배하는 것보다 생육이 향상된 것을 확인했다. 10월말부터 수확한 ‘설향’ 딸기는 당도가 11.6브릭스로 일반 온실 재배 딸기 10브릭스 보다 높았고, 시장평가도 우수했다는 설명이다. 장미도 일반온실에서 재배한 것보다 초기 수량이 3.1배 증가했고, 줄기 길이가 1.5배 길어졌으며, 굵기도 향상되는 등 품질 좋은 절화를 생산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농진청은 앞으로 이 온실에서 토마토, 파프리카 등 채소와 거베라, 팔레놉시스 등 화훼 품목을 추가로 심어서 온실의 효과를 실증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 9월 체결한 UAE(아랍에미리트)와의 연구협약에 따라 사막지역에서의 활용 가능성 등도 검토할 예정이다.
한편, 한반도 기온이 1981년부터 2010년까지 30년 동안 1.2℃가 상승하고, 고온일수가 증가하면서 채소, 화훼 등 시설재배농가들이 고온기 온실 환경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또한 농가소득 향상을 위해서는 고온기에도 작물의 안정적 생산이 가능한 온실모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에 따라 황정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고온 극복 혁신형 스마트 쿨링 하우스가 기후변화에 대응해 신선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틀이 되도록 경제성과 실용성 관련 연구를 추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