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시설원예 연관기업들이 국내시장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바탕으로 수출시장에 도전할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은 물론 기술개발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를 막아달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내 시설원예 산업은 낮은 생산성과 높은 경영비, 표준화 및 규격화 미흡, 시설관련 자재와 설비의 낮은 국산화율 등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철골재 등 일부를 제외하고 양액관리시설, 환경제어장치 등 핵심자재의 외국산 의존도가 매우 높다.

그런 만큼 시설원예현대화사업이나 스마트팜 혁신벨리 같은 정책 사업만이라도 국산 설비나 자재를 우선 사용해달라는 것이다. 시설원예에서 빠질 수 없는 자재가 필름인데 수입업체의 편법영업도 문제다. 일부 지자체의 시설하우스 연질강화필름 지원 사업에서 일본산 PO필름이 국산필름에 비해 25~48%가 비싼데도 더 많이 공급됐다. 0.15㎜ 기준 단가가 국산은 1kg 1만원인데 일본산은 1만2500원, 1만4850원이었다. 품질 차이보다 수입품의 표면가격을 높게 해놓고 실제로는 보조금으로 구매자 자부담을 낮춰주는 편법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는 일본산이 53%를 점유한 장기성 PO필름 시장에 대응해 공동 연구개발로 핵심소재와 기술의 국산화에 주력하는 국내 제조사들의 힘을 빼는 행위다. 외국인을 차별할 수 없다면서 WTO(세계무역기구)규정을 탓할 게 아니다. 정부가 관련법 제정이나 중장기로드맵 수립 등을 통해 시설원예 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연관기업을 지원할 여지는 많다. 정책 사업에서 국산 시설과 자재 이용을 촉진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과 함께 수입업체들의 보조사업 편법행위에 대한 실태조사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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