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11월 11일 농업인의 날을 맞아 농림축산식품부는 세종컨벤션센터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열고 농업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에 대한 정부 포상을 수여했다. 김현수 장관은 축사를 통해 연이은 태풍,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농업인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농업이 국가 기간산업이자 미래산업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같은 날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는 ‘농민의 길’ 소속 농민단체들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농민은 웃지 못하는 농업인의 날, 관료들이 자화자찬하며 잔치판을 벌이고 있다”면서 “WTO 농업분야 개도국 지위 포기 선언은 원천 무효이며, 쌀값 안정대책 없는 변동직불제 폐지는 직불제 개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업인의 날’이 정부기념일로 제정된 건 1996년으로 올해로 벌써 24회째를 맞고 있다. 당초 농민들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농업의 중요성을 되새기자는 취지로 만들어졌지만, 국민적 관심사는커녕 이제 당사자인 농민들조차도 관심 없는 날이 돼가고 있음을 해마다 목도한다. 추수를 마친 농민들이 농정 당국과 얼굴을 맞대고 함께 모여 수확의 기쁨을 나누기에는 농업계가 처한 현실이 너무도 냉혹하기 때문일 것이다. 농업인의 날이 농민들에게 아무런 위로도, 기쁨도 주지 못해서야 되겠는가. 대체 누구를 위하고 무엇을 위한 날인지 형식과 내용을 고민해볼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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