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 11월 6일 ‘2019 김제농업기계박람회’ 부대행사로 진행된 ‘시설원예산업 발전방안 모색 정책 세미나’에 한국시설협의회원들 50여명이 참석해 시설원예산업 활성화 대안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한국농어민신문과 한국시설원예협의회가 ‘2019 김제농업기계박람회’ 부대행사로 11월 6일 전북 김제 벽골제 마을에서 ‘시설원예산업 발전방안 모색 정책세미나’를 열었다. 국내 시설원예산업 현황과 문제점, 방향성 등을 짚어보자는 목적에서 열린 이번 박람회에서는 국내 시설원예 생산성이 낮고, 원예시설 표준화·규격화가 미흡하다는 진단과 함께 시설원예 관련단체들의 창구 일원화, 시공능력평가·온실자재규격화 등을 담은 법적 근거마련 등이 시설원예산업 활성화 방안으로 제시됐다.


#특강1/국내 시설원예산업의 현주소 진단 및 발전방안 모색
“온실구조설계기준 마련…농자재 규격화 모색을”


전체의 98.8%가 비닐하우스
생산성 떨어지고 노후화 가속
네덜란드 온실 측고 인상처럼
신시장 연구개발 필요한 시점

▲이종원 한국농수산대 원예환경시스템학과 교수=시설원예산업의 생산성이 낮다는 점이 문제다. 토마토 생산성을 보면, 네덜란드는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50.56㎏인 반면, 우리나라는 6.6㎏로 낮다. 사용연수가 15년 이상된 원예시설이 95.5%로 노후화가 급속도로 진행 중이고, 비닐하우스가 전체 시설의 98.9%로 유리온실은 0.8%에 불과한 것도,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이 같은 현실은 새로운 시설원예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네덜란드 온실 수명이 20년을 넘겼을 때 새로운 시장을 만들기 위해 산업계에서 측고를 기존 3.5m에서 6m로 올렸고, 이에 따른 이점을 농가에게 설득시켜 네덜란드 시설원예업체들이 신시장을 만들었던 사례처럼, 우리도 획기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한 시점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이외에 원예시설 표준화과 규격화가 미흡한 점, 시설원예 관련단체가 일원화되지 못한 점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시설원예산업 발전을 위한 첫 번째 제언은 제품의 개발방향 등을 지속적으로 입안하고 관리할 수 있는 ‘워킹그룹’을 구성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관련제도 및 정책에 대한 정비를 해야 한다. 특히 국내 관련산업 보호를 위해 온실구조설계기준을 반드시 만들어야 하고, 특히 농자재 규격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예를 들어 ‘스프링패드’가 어떤 힘까지 견뎌야 하는지 규정이 없다. 이런 내용의 관련법도 논의해야 한다.

세 번째는 시설원예산업 지원을 위한 ‘연구지원센터’를 검토해야 한다. 중소기업지원센터처럼 시설원예업체들의 연구력을 담보해주고, 함께 고민해주는 기관이 그것이다. 연구지원센터와 함께 관련단체의 다양한 목소리를 효과적으로 수렴해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일원화된 창구도 갖춰야 한다. 관련단체가 10개가 넘는데,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려면 시스템화가 돼야 한다. 한국생물환경조절학회에서 시설원예연구소에 건의해서 내년부터는 시설원예협의회 등과 1년에 2번정도는 간담회나 토론회를 해서 현장의 목소리를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장을 정례화하자고 했다. 내년부터 시도하려고 한다.

결론적으로 제도와 조직, 교육의 조합을 제안하는데, 제도는 가칭 ‘스마트팜 확산 촉진법’ 제정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 법을 통해 시공능력평가, 온실구조설계기준, 온실자재규격화 등을 마련하고, 연구지원센터도 설립할 수 있다. 또, 조직은 관련단체 네트워크 구축과 목소리 일원화가 핵심이다. 

업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교육도 있어야 한다. 네덜란드는 ‘ROI’라는 기업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ROI’는 프랑스 말로 ‘왕’이란 의미다. 즉, 수요자가 왕이라는 정신으로, 수요자 중심의 철학을 의미한다. 이것을 실천하려면 업체는 시설원예자재 모든 제품은 물론, 식물생장과정, ICT도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한 교육 프로세스가 마련돼야 한다.


#특강2/시설원예산업 주요 정책 방향
“시설원예현대화·시설보급지원사업 등 활용해야”

골조·장기성필름지원 부활
수출 온실 신·개축 지원도 
‘농업에너지이용효율화’ 추진
설치 농업인에 인센티브 제공

▲최은철 농림축산식품부 원예경영과 사무관=우리나라 시설원예산업은 1960년대 국산 PO필름이 생산되기 시작하면서 본격 시작됐다. 시설원예 재배면적은 1990년 말부터 2000년대 초에는 9만㏊까지 증가했다가 농가 고령화와 노동력 감소 등이 겹치면서 최근 5만㏊선에서 유지되고 있다. 시설채소 생산액은 2017년 기준 약 4조9000억원 규모로 지속 상승하고 있는데, 시설재배면적 단위당 가격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선 농식품부의 시설원예 관련사업에는 ‘시설원예현대화사업’이 있다. 기존 일반온실의 현대화·자동화를 위해 관수관비시설, 환경관리시설, 화훼류 주년생산설비 등을 지원해준다. 골조·장기성필름은 지원이 중단됐다가 올해부터 지자체에서 공동으로 단가나 구매계약을 체결해서 농가에 보급할 때는 지원할 수 있도록 지침을 개정했다. 

‘ICT 융복합 확산사업’ 중 ‘시설보급지원사업’은 시설원예현대화사업을 통해 조성된 현대화·자동화된 온실을 스마트팜 온실로 전환해주는 사업이다. 센서장비, 영상장비, 제어장비 등을 지원한다. ‘수출전문 스마트팜 온실 신·개축 지원사업’도 포함된다. ‘수출을 전문으로’ 하는 스마트팜 온실을 신·개축해주는 사업이며, 스마트팜 온실의 재배품목이 특정작물로 쏠려 해당품목의 수급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의무수출비율을 부과하고 있다. 딸기 60%, 파프리카 50%, 토마토 40% 등으로, 의무수출기간은 준공 후 3년 유예기간 이후부터 7년간이다.

‘농업에너지이용효율화사업’도 추진한다. 여기엔 ‘신재생에너지시설지원사업’이 있는데, 시설원예온실을 냉난방 신재생에너지 보급확대를 위한 사업이다. 지열·폐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는 난방시설을 지원하고 있고, 무리하게 난방을 해서 재배하는 농업인들에게까지 지원하는 것은 취지에 맞지 않다는 판단으로 난방기는 지원대상이 아니다. 대부분 지열사업이며 폐열사업은 충남 한군데에서 지원받고 있다.

공기열 냉난방시설, 다겹보온커튼, 자동보온덮게 등 시설원예 온실 보온을 통해 에너지를 절감하기 위한 사업이 ‘농업에너지이용효율화사업’ 중 ‘에너지절감시설지원사업’이다. 이 사업에서 비순환식 수막재배시설은 시·군 지원예산의 30% 이내로 지원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비순환식 수막재배시설이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새로 시행하는 것이 ‘농업에너지이용효율화사업’ 가운데 ‘고효율에너지기기공공보급사업’이다. 국가의 온실감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 지열·공기열 냉난방기를 설치하는 농업인에게 인센티브를 준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지열·공기열 냉난방기를 설비하면 키로와트(Kwh)당 7만원으로 최대 농가당 70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올해 6농가가 신청했다.


#Q&A
“혁신밸리 국산 기자재 사용 노력”


Q:장승호 ㈜신안그린테크 대표=시설원예협의회에서 스마트팜 혁신밸리에 국산 기자재를 사용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혁신밸리에 국산 기자재가 얼마나 들어갔는가. 또, 혁신밸리에 시설자재를 투입하기 위한 입찰의 진행과정도 알고 싶다.

A:최은철 사무관=국회에서도 일본산 장기성PO필름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을 지적하면서, 국산 기자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의무화해야 한다는 취지가 언급된 적이 있다. 사업시행지침에서 국산 기자재 사용을 의무화하는 것은 WTO 규정상 내국민대우 조항에 위배되기 때문에 시행하기 어렵다. 다만, 농진청 등과 기술개발을 통해 외국제품과 성능차이를 좁혀 농업인들이 국산 기자재를 많이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A:이종원 교수=국산 기자재 사용 100%를 의무화했을 때 혁신밸리를 운영하는 지자체에서 다양한 실증단지가 요구하고 있는 것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인가. 예를 들어 외국제품과 성능비교를 해야 하는데 그 제품이 없으면 할 수 없는 등의 애로사항이 있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자체 요구를 반영해서 최대한 국산화로 가겠다는 것이 농식품부 입장이라고 최근 회의에서 들었다. 입찰방식은 농어촌공사에서 컨소시엄 형태나, 아니면 종합건설에서 받아서 재하도급을 주거나, 종합건설에서 온실업체와 동일한 형태의 대표계약 형태로 하는 등의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재로서는 결정된 부분은 정확하게 없다.


#인터뷰/김형규 한국시설원예협의회장(신한에이텍 대표)
“회원사간 네트워크가 중요”

“시설원예협의회 회원사간 ‘네트워크’가 중요합니다.”

김형규 한국시설원예협의회장은 우리나라 시설원예산업을 위한 과제로 ‘네트워크’를 강조했다. 시설자재 범위가 방대하기 때문에 현장의 목소리도 다양하다. 이 다양성을 카테고리별로 정책화하려면, 회원사간의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것이 김 회장의 생각이다. 김 회장은 “50명이 각자 낸 의견은 단순한 ‘민원’이지만, 50명이 모여 5개의 의견을 펴면 ‘건의’가 될 수 있다”며 “그래야 정책담당자들을 설득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피력했다.

그는 “시설원예산업이 4차산업혁명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도 네트워크는 필수”라고 덧붙였다. 시설원예협의회 회원사들이 스마트팜의 핵심주체로 나아가려면 농업환경의 변화를 정확히 인식해야 하고, 이는 정보공유를 통해 가능하다는 생각에서다. 회원사들에게 ‘시설원예산업 발전 모색 정책세미나’의 참석을 독려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김 회장은 “시설원예 기술력은 해외 선진국과 견줘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서로 힘을 합쳐 농업인과 상생방안은 무엇인지, 해외에도 우리나라의 우수한 기술력을 알릴 수 있는 시스템이 무엇인지도 고민하겠다”고 말을 맺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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