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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기 칼럼]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의 빛과 그림자

[한국농어민신문 정문기 농산전문기자]

2020년도 유기질비료 지원사업 신청이 지난 5일부터 시작됐다. 기간은 12월 4일까지로, 30일간이다. 신청자격은 농업경영정보를 등록한 농업경영체로, 지원대상 비종은 혼합유박, 혼합유기질, 유기복합비료 등 유기질비료 3종과 가축분퇴비, 퇴비 등 부숙유기질비료 2종이다. 국고 지원예산은 현재 정부(안)이지만 올해와 동일한 1341억원이다.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은 농림축산 부산물의 재활용·자원화를 촉진하고 토양 비옥도 증진 및 토양 환경보전을 통해 지속가능한 친환경농업을 육성한다는 목적으로 1999년부터 시작됐다.    그동안 정액제, 정율제, 등급제 등 지원방식이 여러 가지로 바뀌었고, 2011년부터는 지자체 보조가 의무화되면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지금은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농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영농에 필요한 농기자재를 지원해주는 유일한 사업이 됐다.    

정부 지원에 힘입어 유기질과 부숙유기질 비료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했다. 토양개량제까지 포함해 국내 판매량이 2000년 약 103만톤에서 지난해에는 460만톤까지 늘었고, 국내 매출규모도 2000년 약 1076억원에서 지난해 약 8655억원까지 증가했다. 최근 들어 정부 지원액이 축소되는 추세지만 그래도 20여년간 꾸준히 지원해온 결과다.    

하지만 이같은 막대한 예산투입과 시장 확대에도 불구하고 관련 기관이나 단체, 업체들의 행보는 아직도 구태의연하다.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의 취지 및 목적은 망각한 채 자기들만의 잇속만을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평가다. 당장 올해 초 농업계를 뒤흔들었던 음식물쓰레기 비료에 대한 경찰조사만 봐도 그렇다. 농진청이 음식물쓰레기 건조분말의 혼합유기질과 유기복합 원료 허용으로 제도적으로는 일단락됐지만 이후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는 9월말까지 대대적인 조사가 이뤄졌고, 그 결과를 비료 등록권자인 각 시·도지사, 즉 지자체에 이첩했다. 보조금관리법 위반, 비료관리법 위반, 사기 등이 적용됐고, 전국적으로 27~28개 업체가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지자체는 해당업체에게 소명을 요청했지만 이들은 현재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에선 정식 재판까지 받겠다는 움직임도 있다고 한다. 이를 두고 2020년도 사업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자칫 경찰의 조사결과를 인정할 경우 이번 지원사업에 참여할 수 없어 시간을 끌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해당 업체들의 고민과 어려움을 이해하지만 사법적 판단은 일단 제쳐두더라도 이번 경찰의 조사결과만을 보면 해당업체들은 분명히 잘못했다. 사용해서는 안 될 음식물쓰레기를 비료원료로 사용한 것이다. 당시에는 관례처럼 성행했다고 해도 분명히 법에 저촉되는 행위이고, 이것을 충분히 인지했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법적 대응과 이를 은폐하기 보다는 이에 대한 진실성 있는 반성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그것이 그동안 이런 제품을 구매해왔던 농민들에게 취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이자 예우이다.  

여기에 현재 품질 및 유통점검을 책임지고 있는 농촌진흥청도 문제가 있다. 처음부터 철저한 품질 점검과 단속이 이뤄졌다며 이런 사태를 미연에 차단할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알고도 묵인해 왔는다는 얘기도 들린다. 등록권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방관자 입장에서 벗어나 더 이상 부정·불량 비료가 유통되지 않도록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 검사방법에 따라 분석치가 제각각으로 나타나고 있는 리신기준 또한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의 공급기관인 농협도 마찬가지다. 최근 NH농협무역은 국제시세 인상을 이유로 유기질비료 원료인 아주까리유박 공급가격을 톤당 5~6만원 가량 인상했다. 그럼에도 농협중앙회는 내년도 납품가격을 지난해와 동일한 가격대를 제시하고 있다. 2016년에 전년과 동일가격에 계약을 체결한 이후 2017년부터 내리 3년간 일방적으로 가격을 인하해왔던 업체로써는 경영적 손실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NH농협무역을 통해 원료값은 큰 폭으로 올려놓고 그 원료를 가져다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에게는 가격 동결을 요구하는 것은 독점적 지위를 가진 농협의 전형적인 가격횡포다. 최소한 지역본부 수준의 가격대로 계약이 이뤄져야 한다. 정부도 2016년부터 시행중인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의 성과지표인 유기물 함량 2~3% 유지가 과연 적정한지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시작된 지 20여년 지났지만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에 대한 농민들의 반응은 분명 호의적이다.  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농민들의 요구가 높은 것도 그만큼 영농에 큰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 사업을 둘러싼 각 주체들의 인식전환 없이는 더 이상 성장이나 발전할 수가 없다. 
소비자인 농민들을 우선시하면서 좋은 제품의 생산 및 유통, 그리고 철저한 관리 감독과 농협 납품가격의 현실화 등 각 주체들이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면서 상호 공생의 길을 모색하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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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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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정정의 2019-11-18 13:35:32

    퇴비 등 유기질비료에 대한 정부 보조사업에 대해 현 시점에서 제대로된 평가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농가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고 있는지, 퇴비업체만 배불리는 것이지, 농가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 아닌지, 우리 농업 성장에 제대로된 정책인지 등을 꼼꼼하게 조사하여 재정립하여야 합니다. 지속가능한 농업 농촌과 공정사회를 위해서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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