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정부가 WTO 개도국 지위 포기 선언에 이어 최근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타결했다. 이에 대해 농업계가 강력 반발하고 나서 주목된다. 국내 농업은 2003년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그동안 16회, 52개국과 FTA를 맺을 만큼 시장개방으로 내달렸다. 그 과정에서 농업분야는 단계적 시장개방 협정에 따라 해마다 관세인하 품목이 늘어나고 저가의 외국농산물 수입도 증가하는 추세다.

더욱이 정부의 개도국 지위 포기로 국내 농산물 시장은 완전개방에 노출될 것이 뻔하다. RCEP는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등 16개국이 참여하는 초대형 FTA다. GDP 기준 22조4000억 달러로 세계 교역 30.6%에 달한다.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력체(TPP)가 최대 위협이었는데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를 선언해 잠시 주춤하던 농산물시장 개방 위협이 RCEP 타결로 위험도는 더욱 커졌다.

2015년 기준 RCEP 회원국과의 농산물 교역은 수입 66억8000만 달러에 수출 31억5000만 달러로 두 배 이상 적자다. 국내 전체 농산물 수입의 38.1%일 만큼 비중이 높다. 이번 협정 타결로 바나나, 망고 등의 열대과일은 물론 배추, 양파, 마늘, 고추 등의 채소류 피해 우려가 높아졌다.
위생검역(SPS) 수준 완화에 따라 수입이 제한된 사과, 배, 복숭아, 감귤 등의 수입개방 압력도 거세질 전망이다. 한농연 등 농민단체는 정부의 개도국지위 포기와 RCEP 협상 타결에 대해 13일 대규모 집회를 갖고 강력 대응키로 했다. 정부가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