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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기 맞은 후지] “들쑥날쑥 날씨에 품위 천차만별···출하·저장 유념해야”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 수확을 하루 앞둔 지난 6일 문경의 한 사과밭에서 조일봉 대산골농장 대표(전 한국농업경영인 문경시연합회장)가 후지 품위를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있다.

11월 들어 사과 주 품종인 후지(부사) 시즌이 도래했다. 본격 전개되는 사과 수확기를 맞은 산지에선 11월 초 현재 수확과 출하·저장 작업이 동시에 전개되고 있다. 추석 사과인 홍로가 추석 대목장에 무너진 이후 최근 사과 시세도 좋지 못해 수확을 진행하는 사과 농가들의 표정은 밝지 못하다. 더욱이 내년엔 이른 추석, 총선 등의 시기별 변수가 있고, 저장성이 좋지 못한 사과도 많아 저장 작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가을철 잦은 비 등 궂은 날씨 탓
품위·색 나오지 않는 곳 많아
저품위 물량 시장 나올까 우려

내년 짧은 설에 총선까지 겹쳐
소비 장담 못해 저장 신중해야
“철저한 선별·지속적 출하 중요”

사과 생산량 전년비 6.8%↑ 전망
시세 10kg 2만원 초반 머물러 


“올해 날씨가 들쑥날쑥해 농가와 산지별로 품위도 천차만별이에요. 어느 때보다 출하와 저장에 유념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6일 경북 문경시 문경읍 요성리의 한 사과밭에선 다음 날부터 진행되는 수확을 앞두고 조일봉 대산골농장 대표(전 한국농업경영인 문경시연합회장)가 막바지 사과 품위를 점검하고 있었다. 조 대표는 2만6400여㎡의 사과 농장 중 절반 이상을 부사를 재배하며 7일부터 나흘간 부사 수확 계획을 세웠다.

조 대표는 “개인적으론 당도와 품위가 상당히 양호하게 올라섰지만 이웃 농가 전체적으로 보면 올해 사과 양이 지난해보다 많은 가운데 가을철 잦은 비 등 궂은 날씨로 인해 품위나 색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곳이 많다”며 “특히 올해 비료와 영양제 공급 등에서 예측하기 어려워하는 농가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조 대표가 경계하는 건 저품위 물량의 시장 출하다. 올해 사과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 물량이 시장이나 가공용으로 풀리면 전체 사과 소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당도가 나오지 않은 물량은 생과 시장은 물론 가공용으로도 절대 들어가면 안 된다”며 “사과 소비를 지키기 위한 사과 업계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국적으로도 올해 사과 산지 상황은 썩 좋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출하와 저장 모두 선택지가 얇다.

이상복 충북원예농협 충주거점APC(산지유통센터) 센터장은 “가을비 등의 영향으로 색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수확해보니 상처를 입은 물량도 예년에 비해 많은 편”이라며 “농가들이 수확, 선별 작업을 하는 데 예전보다 시간이 더 소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건 저장성이 떨어지는 물량으로 저장창고의 온도를 잡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라며 “현재 사과 시세도 좋지 못해 출하와 저장 사이에서 농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가 지난 5일 발표한 11월 사과관측에 따르면 올해 사과 생산량은 전년 대비 6.8% 증가한 50만7700여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관측본부가 4일 기준 표본농가 및 모니터 조사치로 전년 대비 사과 품질을 분석한 결과 ‘크기’는 지난해보다 좋다는 비중이 57.3%(비슷 26.2%, 나쁨 16.5%)에 달했으나 ‘색택’은 지난해보다 좋다는 비중이 20.4%(비슷39.5%, 나쁨 40.1%)에 불과했다.

후지 수확기가 도래한 최근 사과 시세는 좋지 못하다. 7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후지 10kg 상품에 2만1249원이 나오는 등 최근 후지 평균 도매가격은 2만원 초반에 머물고 있다. 2만원 중반 선을 형성했던 지난해와 평년보다 못한 시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시장에선 저장에 대한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설이 이른 데다, 내년엔 총선도 있어 소비를 장담할 수 없어 최악을 피하자는 것이다.

이재현 가락시장 중앙청과 경매부장은 “물량은 많은데 상품성 있는 물량은 많지 않다. 상품성 없는 물량을 철저히 차단하는 게 이번 시즌 사과 소비와 시세를 지지하는 데 중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설이 일러 저장 물량 소비 기간이 짧고, 총선이라는 농산물 소비엔 악재가 되는 대형 선거도 있어 저장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시세가 나오지 않는다고 저장으로 계속 미루다간 저장비용은 비용대로 들어가고, 시세도 받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며 “이번 시즌엔 철저한 선별과 함께 지속적인 출하가 어느 시즌보다 필요하고 또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만생종 후지 사과 가격 지지를 위해 저품위 사과의 가공용 수매 대책을 올 연말까지 실시한다. 수매 계획 물량은 3만5000톤이며, 20kg당 5000원을 보조해 저품위과의 시장 격리를 유도할 계획이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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