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서천군 장항읍에는 개봉작을 상영하는 ‘기벌포’라는 작은 영화관이 있다. 이 영화관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영화관도 아니고 8관까지 있는 대규모 영화관도 아니다. 5만3000여명의 군민들을 위한 공공 영화관으로 최신 개봉작을 상영하며 가격 또한 시중 영화관의 반값으로 좋은 영화를 볼 수 있어 서천 군민들에게 상당한 인기와 더불어 저녁시간이나 주말에는 많은 관객들로 붐비고 있다.

영화를 감상하러 극장에 들어서면 시작에 앞서 대형화면에 경쾌한 음악과 더불어 노인부부가 어깨춤을 추며 농지연금이 매월 입금되어 들어오는 통장을 들고 기쁘게 흔드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대다수 상영관은 영화 상영에 앞서 빠른 화면으로 관객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한 다소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장면을 예고편으로 보여주던가 아니면 상업용 광고를 상영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기벌포 영화관은 주민들을 위한 공익성 광고인 농지연금 홍보 동영상을 상영하는 모습이 이채롭고 관람객들의 입장에서도 마음을 경쾌하게 만든다.

서천군 인구는 총5만3000여명으로 그 중 농어업인 인구는 1만1849명으로 전체 인구의 22%를 차지하고 있다. 농지연금은 농촌 농어업인 인구의 소득증대를 위한 제도로 공익성 홍보가 꼭 필요한 사업으로써 금융권의 연금사업과 달리 수익목적이 아니고 평생 농업에만 종사한 농민만을 위한 생계형 농지연금제도이다.

공사가 운영하는 농지연금제도는 연령 만65세, 영농경력 5년 이상 고령농업인이 소유한 농지를 담보로 노후 생활 안정자금을 매월 연금형식으로 받는 제도이다. 부부 모두가 평생 보장 받는 농지연금으로 담보농지를 직접 경작하거나 임대하여 연금 이외의 추가 소득도 가능하다.

또한 일시 인출형으로 목돈이 필요한 농민에게는 매월 지급 받는 농지연금의 일부를 목돈으로 받아 자녀결혼 비용 또는 병원비등으로 긴요하게 사용할 수도 있다. 이러한 다기능과 공익적 목적으로의 농지연금제도는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시행하는 농지은행사업의 주요 사업 중 하나이며 농지연금과 더불어 은퇴농을 위한  경영이양직불사업, 부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를 위한 경영회생지원사업과 농업인의 농지를 매입하여 정부 정책사업 바탕이 되는 농지매입 비축사업 등은 단순히 농지 연금사업을 노령연금만으로 생각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되기도 하다. 가입자 측면에서 보더라도 충남도내 1986농가가 가입을 하였고 월평균 지급액은 134만원으로 65세 이상 농업인의 소득증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며칠 전에 서천문화원 주관 기벌포 문화 행사장에서 농지연금에 가입한 농민 한분을 만났는데 “농지연금이 입금되는 날은 월급 받는 날처럼 생활에 활력소가 생겨 좋다며 내 손을 꼭 잡고 고맙다”고 하셨다. 이번 주말은 그동안 잊고 지냈던 시골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뵙고 함께 가까운 영화관을 찾아 문화생활도 즐기고 특화시장을 찾아 맛있는 회라도 한 접시 먹으며 생활의 여유를 찾아보면 좋을 듯싶다. 

/윤석근 한국농어촌공사 서천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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