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6개월 단위 가격·물량 결정
농가 경영안정에 기여

단순 한끼 식사 넘어
교육급식으로 접근 바람직
‘생태환경 보전’ 가치 확산을


서울시 친환경급식 정책이 친환경농산물 시장을 규모화 했다는 평가다.

서울시친환경급식광역산지협의회와 한국유기농업학회는 지난 1일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서 ‘서울 친환경급식 10년, 성과와 과제’ 지속가능한 친환경급식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장만철 농촌과 자치연구소 소장은 서울시 친환경급식의 중요한 성과로 ‘대규모 친환경농산물 시장(구매처)의 형성’을 꼽으며 한 친환경농산물 공급업체 사례를 들었다.

그는 “해당 업체의 경우 이전에는 일부 생협 농가와 가격에 따라 판매처를 선택하던 농가로부터 물량을 받았지만, 서울시 학교급식 공급업체로 선정된 이후엔 중소규모 농가 및 귀농인들이 참여하면서 해당 지역 내 친환경 농가의 90% 이상이 서울시 급식에만 출하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 “6개월 단위로 가격과 물량을 결정하면서 계약재배를 통한 농가 경영안정에 기여했으며, 타 판매처 보다 높은 가격으로 농가 소득증대에도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학교급식에서 친환경농산물 비중이 높아지면서 농산물 품위를 만족시키기가 어렵고 특히 유기농산물의 경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생산자단체와 학교 관계자와의 교류를 늘려 친환경농업 특성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기상이변에 따른 친환경농산물 가격안정기금 조성과 공급업체가 부담하고 있는 안전성검사비용의 지원 등도 개선과제로 꼽았다.

이어 윤주이 한국유기농업학회 회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 종합토론에서는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경희 강서초등학교 영양교사는 “학교급식을 단순히 한 끼의 식사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급식으로 접근한다면 친환경급식이 훨씬 원활하게 이뤄지고 정착될 것”이라며 “학부모와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영양교사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항상 가르치는 교사에 대한 친환경 교육이 우선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권사홍 흙살림푸드 대표는 “생산자단체 입장에서 볼 때 서울친환경급식의 지난 10년은 생산자 중심의 공급체계가 구축되고, 친환경농업에 적합한 운영방식이 정착되는 과정이었다”고 평가하며 “향후 10년은 ‘유기농, 친환경의 가치를 담는 학교급식’이라는 새로운 목표와 방향을 설정해 생산자는 생태환경 보전이라는 근본적 가치에 맞는 농사를 짓고, 소비자는 이 가치와 생산과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소비하는 공동체적 관계를 형성하는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이원영 희망먹거리네트워크 사무처장은 학교급식 관련 핵심 정책요구안으로 △무상급식에 대한 중앙정부의 분담 △학교급식지원센터 설치의 의무화 △GMO 등으로부터 안전한 학교급식 실현을 제시하며 “급식운동·먹거리 운동 단체들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책요구안을 새로 만들어 촉구하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2009년 친환경·우수농축산무러 학교급식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2014년에는 초등학교 및 중학교 전학년 친환경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으며, 강서시장과 가락시장에 친환경유통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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