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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형 축산직불제 도입하자] 소규모·영세농가 소득안정 도모···축산물 생산연계직불제 도입을<하>공익형 축산직불제 방향

[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FTA 피해보전직불제 등
축산보호·공익기능 장려 미흡
지급규정 현실화도 시급

동물복지 의무사항 이행 등
농가 상호준수의무 시행해야


축산분야의 공익형 직불제는 영세농가의 소득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하되 축산물 자급률의 하락을 막을 수 있도록 생산과 연계한 직불제로 동시에 시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현재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FTA 피해보전직불제와 같은 축산분야 직불제도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제 역할 못하는 축산분야 직불제=현재 축산분야에서는 FTA 피해보전직불제와 친환경안전축산물직불제, 조건불리직불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축산업 보호 및 공익기능 장려 장치로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잇따른 축산 선진국과의 FTA 체결로 축산물 수입량이 급등하고 자급률이 하락했지만 FTA 피해보전직불제는 복잡한 실행요건으로 발동된 사례가 적다. 실제 2013년 이후 축산분야에서 피해보전직불금이 발동된 사례는 2013년 한우·송아지, 2014년 송아지, 2015년 닭고기 등에 불과하다. 쇠고기 수입량은 2008년 23만2386톤에서 2013년 30만636톤, 2016년 40만3165톤, 2018년 45만3820톤까지 급등했다. 지난 10년간 쇠고기 수입량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른 쇠고기 자급률은 2013년 50.1%에서 지난해 36.4%까지 급락했지만 FTA 피해보전직불금은 지급되지 않았다.

축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격과 총수입량, 협정상대국수입량 등 3개 요건을 모두 충족할 경우 심의에 의해 FTA 피해보전직불금이 지급된다”며 “시장개방에 따른 피해품목의 자급률이 지속적으로 하락됐지만 복잡한 실행요건으로 FTA 피해보전직불제는 발동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친환경축산을 실천하는 농가들의 초기 소득 감소와 생산비 차이를 보전하기 위해 도입된 친환경안전축산물직불제는 지급단가가 작아 농가들의 참여가 미흡하다. 유기축산물의 경우 마리당 한우 17만원, 돼지 1만6000원, 육계 200원, 오리 10원, 무항생제 축산물은 한우 6만5000원, 돼지 6000원, 육계 60원, 오리 120원을 지급하고 있다. 농가당 지급 상한액은 유기인증의 경우 연간 3000만원, 무항생제 인증은 2000만원이다.

친환경 축산농가들은 일반 사육보다 금전적·시간적 투입이 더 소요되지만 친환경 축산물의 가격이 일반 축산물 보다 충분히 높지 않은 것은 물론 해당 직불제가 이를 충족할 만큼 보상하지 않아 참여율이 점점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한성일 건국대 교수의 ‘친환경안전축산물 직불제 개편방안 연구자료’에 따르면 유기 축산물과 기존 사육방식의 생산비를 비교하면 유기 한우 38%, 유기 우유 23.9%, 유기 돼지 37.7%, 유기 계란 72.5% 증가한다. 결국 축산물 유기 및 무항생제 인증건수(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통계)는 2013년 7089건에서 2018년 5525건으로 줄었다. 2013년 1만 곳이 넘었던 인증농가(1만749호) 숫자도 6125호까지 감소했다.

▲공익형 축산직불제 도입하자=축산농가들은 식량 확보 및 안전성, 양질의 단백질 공급, 농촌의 활력과 경제 활성화 측면 등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축산분야에도 공익형 직불제를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우선 경영이 불안정한 소규모 또는 영세농가의 소득안전장치로 직불금을 지급해야 한다. EU도 영세한 축산농가 등을 대상으로 소농직불제를 시행하고 있다. 소농직불제는 EU 회원국에 따라 지원금액의 차이가 있지만 연간 최대 1250유로까지 받을 수 있다.

한국도 EU처럼 소규모 축산농가에 대한 소득안정장치로 일정금액을 지급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현재 한육우 사육농가 9만4165호 중 80%인 7만5398호가 50두 미만의 소규모 농가다. 돼지는 6137농가 중 2646농가가 1000두 미만 사육농가이고 닭은 2903호 중 225호가 1만수 미만 농가다. 이들에게만 연간 120만원을 지급한다고 가정하면 약 939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매년 적자를 면치 못하는 이들 농가에게 국가가 일정 금액을 지급한다면 안정적인 축산업을 영위하는데 적잖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축산물 자급률의 하락을 막기 위해 축산물 생산연계직불제도 도입돼야 한다. 유럽도 1999년부터 자발적생산연계직불제도(VCS)를 운용하고 있다. 우유와 유제품은 생산량 비례, 소는 사육두수 비례로 직불금을 지급하고 있다. EU는 VCS 지출액 40억 유로(2016년 기준) 중 32억원을 축산업(쇠고기 및 송아지 42%, 우유 및 유제품 21%, 양과 염소고기 11%, 사료작물 10% 등)에 투입할 만큼 정책 지원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우리도 한육우 1마리당 10만원씩 지급한다고 가정하면 약 794억원(2018년 한육우 도축두수)의 예산이 소요될 전망이다.

현재 시행되는 축산 직불금 지급규정에 대한 현실화도 필요하다. 우선 현행 유기축산물 5년, 무항생제 축산물 3년으로 한정된 직불금 지급기간을 영구화하고 지원단가도 투입비용의 보전 수준까지 지급해야 한다. 또 경축순환농업을 이행해 화학비료 사용량을 줄이고 가축분퇴비를 사용하는 경종농가에게도 직불금을 지급해야 한다.

다만, 공익형 축산직불제에도 축산농가들의 상호준수의무를 시행해야 한다. EU가 시행하는 녹색직불제는 동물생산과 복지 등 축산농가들이 의무사항을 이행할 경우 추가 지급하고 있다. 직불금을 받는 축산농가는 식품안전과 가축식별 및 등록, 가축질병, 동물복지에 대한 의무사항 등을 이행해야 한다. 축산농가들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는 축산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이 같은 상호준수의무의 도입은 불가피하다.

이와 관련 축산업계 관계자는 “소규모 축산농가의 소득안전망 구축이 절실하다”며 “축산업을 보호하고 공익기능을 장려하는 장치로 직불제가 시행될 수 있도록 정부가 공익형 축산직불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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