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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유통체계 혁신 위한 한국형 PO제도 도입을”101차 신유통토론회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 ‘유럽연합 PO(Producer Organization·생산자조직) 제도와 국내 조직화 사례’를 주제로 열린 신유통토론회에선 정부와 전문가, 산지 조직 관계자 등이 참석, 생산자조직 육성을 위한 여러 의견을 제시했다.

생산자조직화는 농산물 유통에서 꼭 등장하는 말이다. 거래교섭력과 수급조절이 생산자조직화 바탕 위에서 이뤄지고, 이것이 농산물 제값 받기의 첫 걸음이란 이유에서다. 농식품신유통연구원(이사장 원철희, 원장 김동환)은 101차 신유통토론회 주제를 ‘유럽연합 PO(Producer Organization·생산자조직) 제도와 국내 조직화 사례’로 잡았다. 11월 1일 서울드레곤시티호텔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선 유럽연합과 국내 사례를 살피며 생산자조직 육성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짚었다.


▶유럽연합 PO제도는
품목부류 생산자 구성·통제
생산자 주도하에 결성
시장 불균형 해소 주체로
유럽연합 재정지원도 받아

▶생산자조직 육성 과제는
APC·로컬푸드직매장 등
산지유통시설 공공유형 확대
농안법상 수탁금지 거부 예외
정가수의매매 가능하게 해야

#유럽연합 생산자조직 운영


유럽연합 PO 제도에 대한 발표는 하석건 한서아그리코 대표가 맡았다. PO는 품목부류 생산자들에 의해 구성되고 통제되며, 생산자 주도하에 결성된 조직을 의미한다.

그는 “1990년대 이후부터 PO 주도의 거래교섭력 강화, 수급관리 등 시장안정화, 부가가치 제고, 환경친화적 농업 발전 등을 추진했다”며 “동시에 PO는 정부와 협력해 농산물 시장의 불균형으로 인한 시장실패를 해소하는 주체로써의 책임 기능을 수행 한다”고 말했다.

그가 소개한 PO 운영규칙은 이렇다. △PO 조직원은 조직이 취급하는 농산물 생산 전량을 소속 생산자조직을 통해 시장에 판매해야 한다. 단, 자가소비나 로컬푸드 출하 등 약간의 예외는 있다. △생산자는 특정 상품에 대해 하나의 PO 조직원이여야 한다. △조직원은 통계 목적으로 PO가 요청하는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PO는 조직원들의 경제활동과 관련해 조직원을 대신해 활동해야 한다. 여기엔 판매권의 위임과 관련 사업 집행권한이 주어진다.

PO와 이들이 모여 설립한 APO(Association of Producer Organization·생산자조직협회) 등은 그들이 정한 규칙을 확대해 적용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다. 유통명령제와 비슷한 것이다. 대표성(금액기준 50% 이상)을 갖춘 PO, APO 등은 그들이 정한 협의사항을 유럽연합 회원국에 확대 적용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것이다.

유럽연합으로부터 재정 지원도 받는다. 단 전체 시장의 균형을 위해 회원국 정부나 지방정부의 재정지원은 없다. 재정지원은 PO 또는 APO의 판매생산가치의 4.1% 이내(자부담 50%)로 제한한다. 또 과일·채소 부분 시장격리의 경우 유럽연합이 100% 재정지원을 하는데, 시장격리 물량이 판매생산가치의 5% 이하일 때다.

#산지유통 사회간접비로 접근해야

두 번째 발표에서 안재경 농협경제지주 푸드플랜 국장은 APC(농산물산지유통센터) 이용비용 문제를 꺼냈다. APC를 이용하면 노동력 감소와 수취가격 상승 이점이 있음에도, APC 이용비용 부담을 꺼려 공동행동에서 이탈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엔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로 APC 운영비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농업인 부담도 덩달아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이에 안재경 국장은 “농업인뿐만 아니라 국민 먹거리 정의를 위해서라도 산지유통의 준공영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APC의 공익적 기능에도 불구하고 핵심 비용의 지원은 집행 예상액의 2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도로와 철도를 건설하듯 사회적 합의를 통해 단계적으로 사회간접비용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APC, 로컬푸드 직매장, 공공급식 센터 등과 같은 산지유통시설의 공공유형을 확대하고 산지유통체계 혁신을 위한 대한민국형 PO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 번째 발표자로 나선 강성채 순천농협 조합장은 ‘순천농협 농가조직화 활성화 사례’를 얘기했다. 순천농협은 생산자조직화를 위해 △공선출하회 조직 육성 및 교육 △생산지도 및 농산물 상품화 지도 △계약재배를 통한 소량 다품목을 연중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작부체계 구축 등의 역할을 담당한다.

그는 생산자조직화를 통해 “개별 수탁판매 대비 공선출하회 참여농가 소득이 14~20% 높고, 소량 다품목 연중 생산체계 구축으로 고령농가 및 중소농가의 소득 창출 창구가 된다”고 전했다.

#농식품부 정책 방향은

종합토론에서 이정삼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정책과장은 “PO를 주목한 이유는 우리가 통합마케팅 조직을 운영하지만 법적 조직이 아니다”며 “이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넣고 의무를 부여하는 쪽으로 농안법 개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농안법 상 수탁거부 금지는 예외를 두고, PO가 만든 것은 정가·수의매매를 가능하게 해야 한다”며 “또 가격 결정 체계는 도매시장으로 들어오는 일일 물량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닌 채소·과일 품질에 의해 결정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APC의 사회간접자본화에 대해선 “아직 소비자나 세금을 내는 국민 입장에서 볼 때 시기상조라고 본다”면서 “그래서 공공유형을 통해 접근하는 것이 전략이라고 생각하고 로컬푸드직매장 등은 국고와 지방비로 지을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 놨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종합토론에 나온 김성훈 충남대 교수는 “정부와 농협이 주도해 온 농산물 유통이 생산자들이 주도하는 중요한 시기가 온 것 같다”며 “거창하게 생각할 것 없이 이것을 하면 도움이 된다고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집중적인 농가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박성대 옥정농협 상무는 “조직화를 한다고 판매가 다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며 “조직화와 판매가 같이 가야 한다”고, 박해근 남원시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는 “생산자조직을 관리할 수 있는 관리자 조직 육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산지유통인들과 생산자조직이 어떻게 파트너십을 가지고 갈 것인 가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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