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본격적인 예산 전쟁이 시작됐다. 지난달 2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30일과 이달 4일 경제부처에 이어 5~6일에는 비경제부처 예산심사가 이뤄진다. 이 기간 농해수위를 포함한 각 상임위의 소관부처 예산심사가 진행된다.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이 12월 2일이지만 벌써부터 예산 증감을 놓고 여야 신경전이 뜨거워 기한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0년도 예산안은 올해보다 9.4% 증가한 513조5000억원이다. 확장적 재정 흐름 속에서 사상 처음 500조원이 넘는 슈퍼예산이 편성됐다. 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 예산은 15조2990억원으로 국가 전체예산 기준 2.98%에 그친다. 이번엔 3%대 비중마저 무너졌다. 예산증가율 역시 4.4%에 그쳐 전체 증가율 9.3%에 비하면 턱없이 낮다. 농업예산 홀대를 뛰어넘어 농업계를 아예 무시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농해수위에서 반드시 농업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 그래야만 20대 마지막 국정감사가 ‘부실’, ‘맹탕’이었다는 비난을 다소나마 만회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농해수위에서 예산을 증액해도 예결위에서 다시 감액되는 구태가 재연돼선 안된다. 김현수 장관도 인사청문회에서 혼신의 노력을 다해 최대한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만큼 약속을 반드시 지키기 바란다. 더욱이 정부의 개도국지위 포기로 농민들의 상실감과 고통은 더욱 커졌고, 반발과 비난이 거세다. 정부가 일방적인 농업 희생을 강요한 만큼 예산만이라도 대폭 확대하는 것이 농업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자 예우다.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