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평진 기자]

올해 딸기 탄저병이 심하다고 한다. 농민들은 예년에 없던 현상이라고 말한다. 전문가들의 진단도 별반 다르지 않다. 탄저병 발병 추세는 지역과 무관할 정도로 심각한 정도다.

충북 보은에서 딸기 농사를 짓는 성모씨는 최근 딸기 밴드에 글을 올려 조언을 호소했다.

그는 “탄저병인지 시들음병인지 모르겠으나 딸기가 계속해서 쓰러지는데 무슨 약을 써야 할까요?”라며 도움을 청했다.

충북에서 딸기 재배면적이 가장 많은 청주시에서도 탄저병이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가덕면에서 딸기 농사를 짓는 한 농민은 “정식 이후부터 줄기가 검게 썩으면서 죽는다”며 “약을 쳐도 소용이 없어 뽑아내고 새로 심었다”고 말했다.

남일면의 한 농민도 “올해는 이상하게 탄저병이 심하다. 육묘 과정에서부터 병에 걸린 것 같다. 심고 나서 증세가 확인되지만 뽑아내는 것밖에 별반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이 농민에 따르면 탄저병으로 피해를 본 농가가 주변에 상당하다고 한다. 그는 “이웃의 한 농가가 만주 가량을 뽑고 다시 심었다”며 “약을 쳐도 방제가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시농업기술센터 한 관계자는 “확실한 통계는 없지만 30% 이상 피해가 발생하는 것 같다. 그나마 우리지역은 다른 곳에 비해 덜한 편”이라고 말했다.

딸기 탄저병은 습이 많을 때 발생한다. 올해는 육묘 말기와 정식 초기에 비가 계속되면서 다습조건이 형성됐는데 이게 주요인이라는 것이다. 실제 딸기는 8월말에서 9월초에 대부분 정식을 한다. 그러나 이 시기에 태풍과 강우가 이어지면서 다습한 조건이 형성된 것이다.

농민들에 따르면 탄저병은 적용 약제가 있으나 잘 듣지 않아 방제가 쉽지 않다고 한다. 때문에 대부분의 농가가 병든 포기를 뽑아내고 보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충북 뿐 아니고 타 지역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딸기 주산지인 경남 진주·하동·산청과 충남 논산지역이 대표적이다.

하동군 옥종면의 한 농민은 “보통이 아니다. 피해를 본 농민들이 주변에 많다”며 “약을 쳐도 안 들으니까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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