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5개국에 ‘한국의 김치 맛’ 알린 일등공신

[한국농어민신문 최영진 기자]

▲ 방관혁 삼진지에프 대표가 전세계 15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김치를 소개하고 있다.

30년 간 일·중·유럽 등 수출
소비자 선호도 파악 주력
포장용기까지 맞춤형으로

‘김치 종주국’ 이미지 강조
중국에 고품질 제품 판매 주력


한국인의 소울푸드인 김치는 이제 전세계인이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다. 서양식에서 피클과 올리브가 메뉴를 가리지 않고 곁들여지는 것처럼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리고 건강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전라남도 나주시에 위치한 삼진지에프는 1974년 설립된 이래로 세계인의 식문화에 김치가 자리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오고 있다.

삼진지에프는 연간 평균 85억원의 김치를 일본, 대만, 중국, 유럽, 북미 등 전세계 15개국으로 수출한다. 포기김치, 묵은지, 총각김치, 깍두기, 갓김치 등 총 10종이 넘는 김치를 해외로 판매하고 있다. 수출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건 1986년 아시안게임 직후부터다.

방관혁 삼진지에프 대표는 “아시안게임에 한 번, 1988년 서울올림픽을 통해 다시 한 번 김치에 대한 세계인의 인식이 넓어지면서 김치에 대한 수출문의가 증가하기 시작했다”며 “때맞춰 김치 수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많은 김치업체 중 최초로 일본 수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했고 지금까지도 일본에서 사랑받아 다른 국가로 진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진지에프는 1986년 일본의 대표적인 유통회사인 ‘세븐일레븐’ 그룹과 계약한 이래로 30여 년간 김치를 꾸준히 수출하고 있다.

삼진지에프가 전세계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었던 데는 소비자 선호를 파악한 것이 주효했다. 일본은 발효식품보다는 겉절이 형태의 김치를 즐기는 반면 중국은 익은 김치를 좋아하는 등 국가별로 차이가 있어서다.

방관혁 대표는 “국가마다 김치 취향이 달라 현지 소비자가 좋아할 맛과 식감으로 김치를 만들고 있다”며 “특히 일본은 우리나라에서 전라도 김치와 경상도 김치가 다른 것처럼 취향이 지역마다 조금씩 달라 세븐일레븐 김치와 고베김치, 마루에츠김치로 판매되는 등 각각 제품의 맛이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삼진지에프는 김치뿐만 아니라 포장용기에도 신경을 쓰고 있는데, 대륙별로 선호하는 김치 포장용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북미지역은 통조림 형태를, 유럽에서는 유리 제형을 좋아하는 등 차이가 있다. 이에 유럽에는 유리용기 제품으로 판매하고, 러시아와 북미지역엔 통조림에 포장하는 등 맞춤형 제품을 만드는 노력을 지속해오고 있다.

현재 삼진지에프가 김치 수출을 늘리기 위해 역점을 두고 있는 곳은 중국이다.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국내에 진출하고 있는 중국시장을 역으로 공략한다는 것이다. 중국 김치와 비교해 볼 때 3~4배 가량 비싼 가격이지만, 김치 종주국이란 이미지와 프리미엄 제품임을 소비자에게 각인시킨다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냉각한 물로 세척해 온도를 내리고 절임배추도 냉각수를 이용해 세척하는 등 삼진지에프만의 제조법을 홍보한다면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근엔 중국에서 삼진지에프의 김치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월마트 지점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분위기도 낙관적이다.

방관혁 대표는 “유산균을 쓰지 않고 자연과정에서 발효시켜 배추의 질감이 다른 삼진지에프의 김치는 상대적으로 고가에 판매를 해도 중국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으로 본다”며 “중국 수출량이 꾸준히 늘고 있고, 현재 수출하고 있는 월마트 매장이 300개에서 2~3년 내로 1000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연간 1억원 지원비를 두면 중국 시장도 충분히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진 기자 choiy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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