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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점검/배 산지는 지금] 농가마다 태풍피해 희비교차···시세 안 나와 출하계획 ‘끙끙’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 배 산지에선 배 수확이 막바지에 접어들며, 수확과 저장 작업이 동시에 전개되고 있다. 이례적인 세 차례의 가을 태풍 등으로 농가 간 현재 상황이 판이한 가운데, 출하 계획을 세워야 할 산지에서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5일 나주 추황배 수확 장면.

수확·저장 동시에 이뤄져 혼선
조기 수확 상품은 후숙하고
숙기에 맞게 딴 배 우선 출하를


“우리 밭은 별문제가 없습니다.”, “이쪽은 거의 모든 배가 떨어졌습니다.”

수확과 저장 작업이 동시에 전개되고 있는 10월, 배 산지가 혼란스럽다. 올해는 유독 연이은 가을 태풍과 봄철 냉해, 생육기 병충해 등의 영향으로 심각한 피해를 본 농가가 있는가 하면 다행히 별다른 피해 없이 배 수확철을 맞은 농가도 있다. 이에 현재 배 수급 상황에 대한 상반된 목소리도 들리고 있고, 여기에 이른 추석 등의 여파로 농가들의 기대만큼 시세가 형성되지 않아 산지에선 출하와 저장 사이 출하 계획을 세우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지난 15일 국내 최대 배 산지인 전남 나주에서 만난 배 농가들 역시 같은 지역이라도 현재 상황은 천차만별이었다.

5만3300㎡(1만6000평) 규모의 배 농사를 짓고 있는 황성욱 씨는 “30% 정도는 태풍 피해를 받았다. 무엇보다 낙과는 되지 않아 보상을 받지 못한 물량 중에도 바람에 흔들려 상품성이 떨어지는 물량이 많다”며 “생육기 나방 등 병충해 피해도 있어 현재 상황이 상당히 좋지 못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른 추석으로 추석에 맛이 들지 않았던 배가 일부 유통되면서 올해 배 맛이 없다는 인식이 조금씩 굳어져 소비가 부진한데 10월 들어 날씨가 좋아져 당도가 많이 올라 최근 수확한 물량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날 만생종인 추황배 수확 현장에서 만난 권상준 우리한국배연구회장(나주하늘梨영농조합법인 대표)은 별다른 피해 없이 수확을 마무리 짓고 있었다.

이에 대해 권 회장은 “같은 지역이라도 지형구조 등에 따라 봄철 냉해나 가을철 태풍 피해 규모가 상이하다”며 “우리는 큰 피해가 없었지만 바로 지근거리 한 농가는 거의 모든 배가 떨어져 극단적 선택까지 가려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적으로도 배 농가들의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며 “이에 어느 해보다 배 수확과 저장이 동시에 이뤄지는 10월 배 농가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 배 산지는 물론 정부, 지자체, 관련 기관 등에서 가공용과 수출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권 회장은 “내년엔 총선이라는 국가적인 큰 선거가 있어 사실상 내년 설 이후엔 소비가 매우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동남아 시장 등으로의 수출 시장 확대와 함께 상품성이 좋지 못한 물량은 신속하게 가공용으로 소진될 수 있도록 배 업계와 관련 기관, 단체가 모두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시장에서 올해산 배 시세는 극도로 침체됐던 추석 이후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다만 올해 배 생산량이 평년 대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여 농가들의 기대 가격엔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의 10월 배 관측월보에 따르면 올해 배 생산량이 지난해보다는 3.4% 증가하나 평년보다는 17.6% 줄어든 21만여톤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임은섭 가락시장 서울청과 경매과장은 “현재 15kg에 2만원 후반 대에서 3만원 초반까지 평년 수준의 배 가격이 시장에서 형성돼 있다. (평년 대비 생산량이 줄어들 것을 고려하면) 농가들이 기대했던 시세가 나오지 않고 있다”며 “이에 저장 이후 조만간 본격적인 출하기에 돌입하는데, 출하를 주저하는 농가들이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시장 유통인들은 상품성과 저장성에 따른 순차적인 출하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김갑석 가락시장 중앙청과 경매부장은 “태풍으로 인해 미리 물량을 딴 농가들이 있다. 이렇게 조기 수확된 배는 충분히 저온창고에서 후숙해 설 이후에 출하하는 게 낫고, 숙기에 맞춰 늦게 딴 배를 우선하여 출하해야 한다”며 “태풍 등의 영향으로 올해는 유독 맛 등 배 상품성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상품성이 떨어지는 배는 출하를 자제시켜야 추석 이후 부진했던 배 소비와 시세가 지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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