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기노 기자]

내년도 농식품 수출 전망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당장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품목이 있는 반면, 수출물류비 지원 축소에 따른 농식품 수출 감소를 걱정하는 시선도 있다.

2020년 가장 주목받는 품목은 파프리카다. 10월 1일 농림축산검역본부는 ‘한국산 파프리카 생과실의 중국 수출검역요령’을 고시했다. 지난 8월 한국과 중국이 수출검역요건에 합의한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에 따라 검역본부가 중국 수출이 가능한 선과장을 등록한 후 중국 측의 승인을 받으면 중국시장이 열리게 된다. 수출검역협상의 경우 종종 지연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오는 11월 중국 측의 최종 승인이 예상되고 있다. 이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파프리카 수출통합조직인 코파(KOPA)는 중국시장 조사를 마치고, 현지 바이어와 미팅을 진행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코파 관계자는 “아직 최종적으로 승인이 난 상황은 아니지만 내년부터는 중국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중국시장은 자국산 파프리카 생산량이 워낙 많기 때문에 품질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을 중심으로 수출을 진행할 예정이고, 프리미엄 시장은 일본 수출 단가와 비슷하기 때문에 상당한 수출신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내년이 기대되는 또 다른 품목은 딸기다. 지난 7월 한국산 딸기 수입국 3위인 태국이 관세를 40%에서 5%로 크게 인하하면서, 가격 경쟁력이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태국은 40%의 고관세에도 불구하고, 연간 약 580톤의 한국산 딸기를 수입해왔다.

aT 관계자는 “딸기 수출은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지는데, 아직 단정하긴 이르지만 태국의 관세인하로 딸기 수출은 분명히 늘어날 것”이라며 “오는 11월 내년도 상반기 판촉 모집을 진행할 예정인데, 태국시장을 겨냥한 딸기 판촉모집이 상당부분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2020년 7월 개막하는 일본 도쿄올림픽도 한국산 농식품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방사능 오염 등 일본산 농식품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면, 자연스럽게 한국산 농식품의 수입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기대와 달리 2020년 수출물류비 지원 축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협상에 따라 2024년 수출물류비 폐지를 앞두고, 내년부터 기본물류비 지원이 9%에서 7%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기본물류비는 2022년부터는 5%로 단계적으로 감축되고 2024년 폐지될 예정이다. aT의 수출물류비 지원금액은 통상 380억원 정도로, 이중 기본물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65%에 달한다. 농식품 수출업체 입장에선 기본물류비의 지원축소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2020년이 불과 2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농식품 수출과 관련해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농림축산식품부와 aT 등 농식품 수출 주무부처의 선제적인 대응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파프리카와 딸기 등 수출확대가 기대되는 품목에 대한 판촉지원을 과감하게 늘리는 동시에, 기본물류비 폐지를 대비한 새로운 대책마련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2020년 농식품 수출의 성패가 달렸다.

이기노 기자 국제부 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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