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백종운 기자]

‘ASF 역학농가’ 전체의 24% 
길게는 4주째 돼지 출하 못해
‘미탁’ 탓 벼 300ha 이상 침수
지난 봄 가뭄도 대처 시기 놓쳐
“반복되는 재해, 개선 안돼 고통”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농업관련 자연재해에 대한 대처와 보상이 늦어져 농업인들이 큰 불편을 겪으며 생계도 위협받고 있어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리카돼지열병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강원도 역학농가들이 길게는 4주 가까이 돼지를 출하하지 못하고 분뇨 반출도 제한을 받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역학농가는 62곳으로 전체 250곳의 24%에 달한다.

3차 발생지인 김포 농가의 역학농가인 철원 한 농가의 돼지 사육수와 분뇨 저장량 모두 포화상태다. 이 농가는 3000마리가 적정 규모인 케이지에는 현재 4000마리에 육박하는 돼지가 꽉차있다. 당장 출하를 한다 해도 이미 돼지의 몸무게는 규격 돈보다 30~40㎏ 많은 150㎏까지 올라가 상품성이 뚝 떨어졌다.

농장주 이근용(63)씨는 “질병 등 자연재해는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것이 현실인데 그때마다 규제의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고 넘어가 항상 농업인들의 불편과 고통이 계속 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발생한 고성과 속초 지역의 산불에 대한 보상과 지원 등도 아직도 완결되지 못하고 조사와 평가를 반복하며 피해 주민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발생한 태풍 ‘미탁’으로 삼척과 강릉 등에서 300ha가 넘는 수확기 벼가 침수돼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지만 정부는 일정 가격으로 수매한다고 원칙만 세우고 현장에서 이뤄지는 것은 없어 농업인들은 불편하다. 수확을 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논에서 처분해야하는 것인지, 시간이 지나면서 품질은 점점 떨어져 농업인들의 가슴만 태운다.

지난봄에 발생한 가뭄에 대한 대처도 시기를 놓쳐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것이 농업인들의 불만이다. 적정시기에 양수기와 장비들이 농가에 공급되어야 하는데 이미 규정을 따지다보면 이미 늦은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철원의 경우 늦어진 봄 가뭄대책으로 올해 벼 수확량이 3% 정도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우재록 한농연강원도연합회 정책부회장은 “자연을 상대로 생업을 이어가는 농업분야는 상시적으로 재해에 노출되어 있어 대비책과 신속한 보상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가뭄과 홍수 등 예상된 재해에 대한 사후 대책을 수립해 농업인들의 이 차 피해를 막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철원=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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