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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폭탄에 하우스 침수···진흙밭에 발 들여놓기도 힘들어경북 고령 딸기농가 오호찬 씨

[한국농어민신문 조성제 기자]

▲ 오호찬 씨가 태풍 미탁으로 물이 가득 들어찼던 딸기 하우스 내부를 살피고 있다. 물에 잠겼던 하우스 내부는 갯벌처럼 진창이 돼 있어 흙에서 물이 다 빠지기 전에는 하우스 내부에 들어갈 수조차 없다는 게 오씨의 설명이다.

태풍 ‘미탁’ 피해농가 시름
생산량 절반 이상 감소 전망


제18호 태풍 ‘미탁’이 쏟아낸 물 폭탄으로 딸기 하우스 수백여동이 잠기는 침수 피해가 발생한 경북 고령군 개진면 반운리 금천영농조합법인 딸기작목반을 지난 4일 방문했다. 수마가 할퀸 뒤 물이 빠져나간 하우스 내부는 진흙을 뒤집어 쓴 딸기 모종들이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었다. 복구지원을 나온 고령군 소속 공무원들이 단지 내 하우스 내부에 정식된 딸기 모종의 잔뜩 묻은 진흙을 분무기 등을 통해 씻어 내느라 분주했다.

금천영농조합법인 딸기작목반에 참여하는 40여 농가에서 재배하는 딸기재배 면적만 전체 22만8000㎡(6만9000여평) 규모다. 이번 태풍으로 수백여동의 딸기 재배시설 중 대부분의 하우스가 물에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침수피해가 발생한 딸기 농가들 중 상당수가 연간 생산량의 50%이상이 감소될 전망이다. 

“작년에는 인근 배수장 물이 넘어서 딸기 하우스가 잠겼는데, 올해는 3시간 정도 하늘에서 쏟아진 물 폭탄으로 또 다시 하우스가 잠겼습니다. 딸기 하우스보다 지대가 조금 높은 바로 옆 농로길이 어른 무릎 높이 까지 물에 잠겼었어요. 더 이상 농사지을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금천영농조합법인 딸기작목반 총무를 맡고 있는 오호찬(49·농업경영인) 씨. 오 씨는 이번 태풍으로 자신의 딸기 재배시설 5동, 5000㎡(1500여평)이 전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며 이 같은 억울한 심정을 밝혔다.

침수 피해가 발생한 오 씨의 딸기 하우스 내부는 외관상으로는 물이 들었다가 금방 빠진 것 같지만, 하우스 내부의 토양이 물을 그대로 머금고 있는 진흙 밭 같아서, 토양에서 수분이 자연적으로 다 빠지기 전에는 피해 복구를 위해 당분간은 오 씨의 하우스 내부에 발을 들여 놓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오 씨는 “인근 하우스가 거의 다 물에 잠겼다. 개진면에만 이번 태풍 당일만 비가 240㎜ 왔다고 한다. 그래서 지난해에는 제방이 터져서 수해를 입었고, 올해는 제방도 안 터졌는데도 다 잠겼다”며 “더군다나 딸기 재배단지 인근에 소재한 배수장의 배수 용량이 딸려서 그런지 비가 많이 올 경우 물을 못 펴내는 것 같아 침수 피해가 더 컸던 것 같다”며 말했다.

특히 오 씨는 “딸기 모종을 정식해 놓고 멀칭단계에 들어가는데 지금 이 시기가 딸기농사에 가장 중요한 시기다. 침수된 딸기모종을 어떻게든지 살려서 써 보려고 우선 더러운 부분을 세척만 하고 있다”며 “하지만 세척해서 원래 모종을 그대로 쓸 경우 정상적인 생장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걱정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오 씨는 “만일 원래 심어 둔 딸기 모종을 살려서 재배하는 것이 불가능할 경우, 새로 모종을 심어야 하지만 그럴 경우 활착하는데 만 15일 이상이 소요 된다”며 “따라서 지금 새로운 모종을 구해다가 심더라도 내년 1월 말경에나 1차례 정도 딸기수확이 가능할 것 같다. 그럴 경우 채산성이 떨어져 딸기농사 손실만 1억원이 넘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오 씨는 “인근 1만3200㎡(4000여평) 논에도 수확을 앞둔 벼가 올해 연이은 3차례 태풍으로 70% 이상이 도복됐지만 딸기피해가 너무 심해 벼는 신경도 못 쓰고 내버려 두고 있다. 벼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1200만원 이상의 추가적인 손실이 예상 된다”며 “침수피해가 빈번한 지역인 만큼 인근 배수장 용량을 늘리는 등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18호 태풍 미탁으로 인한 경북도내 침수, 도복 등 전체 농작물 피해면적이 지난 7일 현재까지 1490여 ha가 넘어선 것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고령군 지역에서만 218ha의 농작물 침수 및 도복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령=조성제 기자 ch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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