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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성농업인의 날을 맞아, 여성농업인정책에 거는 기대

[한국농어민신문]

김경미 농촌진흥청 연구정책과장

여성농업인, 자유로운 삶의 주체
‘농업노동 분담자’ 시각서 벗어나
기회의 평등 관점서 접근해야


10월 15일은 UN(FAO)에서 1995년에 정한 ‘세계여성농업인의 날’이다. 세계 식량생산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면서도 그 자원의 1/4도 공유하지 못하는 여성의 역할을 기억하고 그 존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올해 세계여성의 날에는 스마트한 사회설계와 혁신적인 변화에 직면해 여성(소녀)에게 기회의 균등을 고려(Think equal, build smart, innovate for change)하도록 권고하는데, 이는 여성농업인도 해당된다.

FAO, UNDP(유엔조달본부), 세계여성지위위원회 등 국제기구는 사회 각 분야에 걸쳐 양성평등을 위한 모니터링과 권고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부터 여성농업인 역할 증대에 부응한 권익 증진과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사회적 여건도 성숙하면서 1998년 농림부 여성정책담당관 설치, 2000년 ‘농업·농촌기본법’ 발효 및 ‘여성농업인 육성 5개년 계획(2001~2005)’ 수립 등으로 여성농업인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도됐다. 농촌진흥청에도 1999년에 여성농업인 연구기능이 신설됐다. 그 후 농지원부가 없어 경작사실을 입증할 수 없으며 자신의 명의로 농산물을 출하하지 못하는 여성과 가족종사자가 법적 농업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기본법’을 개정하고, 실태조사, 기본계획의 수립, 지역 조례 제정 등 다양한 정책기반을 구축했지만, 2000년대 말부터 그 기능이 점차 약화되고 담당조직도 사라졌다. 그러다가 올해 농림축산식품부에 다시 ‘농촌여성정책팀’이 설치되고 농촌진흥청에도 ‘여성농업인’ 연구기능이 강화됐다. 특히 지난 9월에는 민간 ‘여성농업인 전문가’가 여성농업인 정책의 수장(농촌여성정책팀장)이 돼 그동안 숙원이었던 여성농업인의 목소리를 반영할 기회가 마련됐다.

그러나 무엇을 할 것인가? 세계여성지위위원회의 2018~2021 전략적 목표는, ①포괄적이고 역동적인 국제규범의 설계, 정책 기조에서 모든 여성에게 질적으로 평등한 권한 강화 ②협치 시스템(governance)에 여성의 주도성 발휘, 참여를 통한 이익의 형평성 제고 ③여성의 경제적 안정(소득안정)과 적합한 일자리, 경제적 자율성 향상 ④모든 형태의 폭력으로부터 여성과 소녀의 자유로운 삶 보장 ⑤전쟁(재난)과 분쟁으로부터 인도주의적 활동을 통해 지속적인 평화와 회복, 이익을 평등하게 누리기 위해 여성(소녀)이 더 많이 기여하고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개선 등 5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여성농업인 정책목표는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 여성농업인육성 기본정책(농림축산식품부)에는 ‘실질적 양성 평등으로 여성농업인의 행복한 삶터, 일터 구현’을 비전으로 ①양성이 평등한 농업·농촌 구현 ②여성농업인 직업역량 강화 ③여성농업인 지역 역할 확대 ④복지·문화 서비스 제고 ⑤다양한 농촌여성 주체 양성이 제시돼 있다. 농촌진흥청(2003)의 ‘여성농업인 지위 지표(Gender Equality Indicators in Agriculture)’는 여성의 삶의 영역을 경제(농업)활동, 복지, 시민참여의 3가지로 구분하고 여성농업인이 누려야 할 권리 측면에서 33개 지표를 설정했다. 주요내용은 여성농업인의 노동가치 평가, 농가소득 분배, 영농 및 가정 내 의사결정권, 영농정보와 교육에 대한 접근, 공적 의사결정에 여성의 참여 확대, 자신만의 삶의 계획에 대한 자율성, 자신의 요구표현과 거부권 등을 강조했다.

특히 삶의 계획에 대한 자율성과 자신의 요구표현 및 거부권은 중요하다. 이는 여성농업인을 자유로운 삶의 주체로 인식하고, 단순히 농업노동(분담)자라는 시각에서 벗어난 것이다. 10년 후 여성농업인 스스로 생각하는 미래의 자아상(농촌여성신문&농촌진흥청, 2005)은, 농업으로 성공하겠다(15.2%)외에 학업(학위취득, 14.9%), 여행(14.6%), 봉사활동가(9.4%), 지방의회·농협·단체 등 공적의사결정 대표·임원(4.4%) 등으로 다양했으나, 이후 여성농업인 자신이 원하는 미래에 대한 질문은 이뤄지지 않았다.

실제로 농업주종사자의 52.7%(통계청, 2018), 농가인구의 51.2%가 여성이지만 농가경영주의 18.7%, 영농승계자의 2.7%만이 여성이다. 농업정책에서 생산의 주요 대상임은 분명하다. 우리는 분쟁과 전쟁은 없어 세계적인 전략에서는 조금 벗어나 있어 보일지 모르지만 이제는 국가의 경계를 넘어서 인류의 발전과 공영에 기여할 수 있는 꿈을 꾸는 여성농업인도 많다는 점은 시사점이 크다. 그러므로 정책방향도 여성농업인이 존엄한 삶의 주체로서 꿈을 꾸고 실현시켜가는 기회의 평등 관점에서 접근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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