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추석 이후 하락세를 보였던 산지 벼값이 상승세로 반전되고 있다. 연이은 태풍과 잦은 강우 등으로 올해 쌀 생산량이 감소하며 신곡 공급량이 수요량보다 부족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태풍 피해 벼를 전량 매입하겠다고 밝혀 산지 벼값이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쌀 수급 전망 ‘균형→부족’ 변화 
경기도·강원도 일부 지역농협
벼 매입가 작년보다 높게 책정
‘최하 6만원 이상’ 전망이 우세

정부, 도복 등 피해 벼 전량 매입 


▲산지 벼값 6만원(40kg) 이상 기대=추석 이후 벼값이 하향세를 형성했었다. 조생종 벼 품질이 좋지 않았고, 2018년산 구곡가격이 허물어졌기 때문이다. 올해 역 계절진폭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은 민간RPC 등 산지 쌀 유통업체들이 지난해 수확기보다 낮은 가격을 책정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이로 인해 9월 하순 벼 값이 40kg 포대당 최저 5만5000원 선까지 하락했었다.

그러나 지난 9월 2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019년산 쌀 수급이 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 한 직후 18호 태풍 미탁 피해가 발생해 오히려 공급량 부족 상황이 예상되고 있다. 경기도와 강원도 일부 지역농협은 벼 매입가격을 지난해보다 높여 확정했다. 여주통합RPC와 이천 지역의 농협RPC들은 추청 품종에 대해 벼 40kg당 지난해보다 4000원 높은 7만4000원으로 결정해 산물벼를 받고 있다. 또한 화성 수라청연합RPC도 지난해보다 1000원 높은 6만6000원에 매입가격을 확정했다.

강원도 철원의 농협들도 벼 매입가격을 높였다. 동송농협은 오대벼 수매가격을 지난해 보다 30원 인상된 1kg당 1680원으로 확정했다. 40kg당 6만7200원이다. 철원군 전체 오대벼 생산량은 올해 6만5000톤 수준으로 지난해 보다 4%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주에서 벼농사를 짓는 우재록 한농연강원도연합회 정책부회장은 “올해는 잦은 태풍과 봄 가뭄으로 작황이 부진하고 정부의 감축정책으로 쌀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에 벼 매입가격 인상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와 농협경제지주도 경기도와 강원도 철원 등 특정 지역을 제외하고 2019년산 산지 벼 값을 최하 6만원 이상 책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전국 각 도를 순회하며 지역농협 조합장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쌀 수급동향 설명과 함께 지난 9월 하락한 벼값 회복에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농협 조합장 간담회 자리에서 농식품부는 2019년산 수확기 산지쌀 가격은 19만원 초반을 적정 수준으로 보고 있으며, 2~3% 정도의 계절진폭이 발생하도록 수급관리를 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옥주 농협경제지주 양곡부장은 “산지 벼값이 5만5000원 수준까지 하락했었는데, 올해 생산량과 수급전망을 봤을 때 지난 9월의 벼값은 너무 낮은 수준이고 최저 6만원 이상 회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태풍 피해벼 전량 매입=농식품부는 태풍으로 쓰러진 벼와 잦은 강우로 수발아, 흑수, 백수 등 피해를 당한 벼를 매입키로 확정했다. 다만 피해 벼의 품질규격을 신설하고, 농가들이 희망하는 물량에 대해 오는 21일부터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농식품부는 태풍으로 인한 수발아, 백수 등 피해 상황과 지역별수매 희망 물량을 지자체를 통해 조사하고, 제현율·피해립 등을 감안해 오는 16일까지 별도의 규격을 신설한다. 피해 벼 매입가격은 품질 정도에 따라 책정 하고, 농가로부터 벼를 매입한 직후 일정 금액을 지급하며 나머지 차액은 연말까지 정산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피해 벼는 건조 벼로 톤백 또는 포대벼 형태로 품종에 관계없이 매입키로 했다.

농식품부 식량정책과 관계자는 “태풍 피해벼 매입을 통해 예상치 않게 수확기에 피해를 입은 농가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시중에 저품질 저가미가 유통되는 것을 방지 하겠다”고 밝혔다.

이병성 기자·철원=백종운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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