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가피열매.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농진청, 인체실험 등 3년 연구
‘세코-사포닌계 화합물’이 도움 
농가소득 증대·산업 활성 기대


‘오가피열매’가 혈압을 낮추는데 효과가 있음이 농촌진흥청이 추진한 인체적용시험과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됨에 따라 향후 재배농가의 소득증대 및 산업 활성화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은 오가피열매의 기능성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경희대학교, 양지병원, 산업체와 3년간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오가피나무는 두릅나무과에 속하는 식물로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생하며, 재배농가도 늘고 있다. 오가피나무의 열매는 ‘본초강목’에 ‘추풍사(풍을 몰아내는 사자)’로 소개돼 있는데 어혈, 풍증 등의 각종 혈전관련 증상의 치료, 예방에 효과가 있는 소재로 수록돼있다. 또한 ‘식품공전’에 식품에 사용할 수 있는 원료로 등재돼 있으며, 오가피열매 또한 차, 술, 추출액, 분말, 발효효소 등 다양한 형태로 소비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농진청이 고혈압 전 단계 증상을 보이는 만19세 이상 75세 이하 남녀 80명을 대상으로 인체적용시험을 했다. 이 결과, 오가피열매 추출물을 하루 2g씩 먹은 집단이 가짜 약을 먹은 집단보다 혈압이 유의적으로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수축기 정상혈압인 120㎜Hg에 도달한 대상자비율이 오가피열매 추출물을 먹은 집단은 48%였지만, 가짜 약을 먹은 집단은 15%에 그쳤다. 또, 동물실험과 활성성분 분석 실험에서는 오가피열매 추출물을 4주간 먹인 고혈압 쥐의 혈압이 202㎜Hg에서 142㎜Hg로 고혈압 처방약과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런 효과는 오가피에만 함유된 ‘세코-사포닌계 화합물’이 혈압을 높이는 효소의 활성을 억제한 결과로 나타난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혈압이 높은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강기능성 제품 중에는 수입 원료로 개발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순수 국내 기술력 및 국내 자생 약용작물을 이용해 소재를 개발하고 수입 원료를 대체할 경우 오가피 재배농가의 경제적 소득증대 및 산업 활성화가 기대된다. 따라서 농진청은 원활한 원료 수급을 위해 강원도 정선군과 기술이전 업체 간의 계약재배 등에 협력하고 있으며, 앞으로 국산 원료를 이용한 제품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최인명 농진청 인삼특작부장은 “많은 약용작물이 있지만 높은 혈압을 낮추는 기능을 인정받은 것은 오가피열매가 유일하다”면서 “약용작물을 이용한 기능성 소재발굴과 원료 개발을 활성화해 국민 건강증진과 농가소득 증대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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