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 홍콩과 싱가포르로 수출된 고구마의 시식 및 판촉 모습.

농진청, 수확 후 큐어링 처리
일년 내내 선박이용 가능 
환경조건 따라 쉽게 썩는 고구마
홍콩·싱가포르로 이상 없이 보내
“세계 수출시장에서 경쟁력 갖춰”


농촌진흥청이 쉽게 썩는 고구마에 수확 후 선도유지 기술을 적용해 선박으로 홍콩, 싱가포르로 수출하는데 성공했다. 수출 시 선도를 30일 이상 연장하는 기술을 적용해 가격경쟁력이 있는 선박을 통해 국산 고구마를 연중 동남아시장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농진청에 따르면 고구마는 환경조건이 맞지 않으면 쉽게 썩어 품질관리가 어려우며,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동남아시아로 고구마수출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것도 이런 이유 탓이다. 그런데 농진청이 ‘수확 후 일관 체계화 시스템 기술’을 적용해 아무런 처리를 하지 않을 때보다 30일 이상 신선도를 연장했다는 설명이다. 즉, 수확 후 큐어링(아물이) 처리를 한 고구마를 적정온도에서 보관해오다가, 염소수를 넣어 세척하고, 기능성 MA(Modified Atmosphere)용기에 넣고 수출을 했다. 큐어링은 수확직후의 고구마를 별도의 큐어링실에서 온도 35℃, 습도 95%로 3일간 처리했다. 또한 수출 전과 수출 중에 이산화염소 4ppm을 처리하고, 수출컨테이너는 12℃, 환기구는 완전 개폐로 조절했다. 이렇게 한 결과, 이산화염소처리로 수출 중 곰팡이로 인한 부패가 20~25%가 줄었고, 아무 것도 처리하지 않았을 때보다 신선도 유지기간이 저온에서 20여일 늘었다. 고구마의 증산과 호흡을 억제하는 기능성 MA포장재도 일반포장 처리보다 신선도를 2주 이상 연장하는 효과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홍콩의 경우 2018년 10월에 수확한 고구마를 8개월간 저장했다가 올 6월에 수출했는데, 부패가 현저히 적었으며, 시식행사 등을 통해 3일 만에 모두 판매했다. 홍콩 도착 시 품질평가에 따르면 부패가 무처리는 30%, 이산화염소 5%처리는 5% 가량 나왔으나 MA용기로 수출한 것은 부패가 전혀 없었다. 또, 현지업체에서는 일본 등 기존 품질과 비교해 한국산 고구마의 품질이 동등하거나 우수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다만 이번에는 800g 기준의 상자, 165개를 수출했는데, 홍콩시장의 고구마포장단위가 100~500g이기 때문에 여기에 맞춰달라는 요구가 있었다.

싱가포르는 2019년산 햇고구마를 9월에 수출했는데, 일본, 베트남, 대만, 인도네시아산과 비교했을 때 좋은 품질을 유지하며 판매가 됐다는 설명이다. 현지업체의 경우 한국산 고구마의 품질이 매우 양호하고, 선박으로 2주간 운송됐음에도 부패가 없는 것에 놀랐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김지강 농진청 저장유통과장은 “수확기에 일시적, 단편적으로 진행하던 항공수출을 벗어나 가격경쟁력이 큰 선박을 통해 일 년 내내 동남아시장에 국산고구마를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면서 “경쟁국과 대등한 품질을 인정받았다는 것은 우리 고구마가 세계 수출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음을 뜻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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