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주현주 기자]

▲ 지난달 30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코덱스(국제식품규격위원회) 김치 규격 개정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공청회에 참석한 김치업계 관계자들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김치 원료 배추 영문 표기시 
‘Kimchi Cabbage’ 추가
분류도 발효제품으로 바꿔야
국제적 통용 가능한 용어로
맛·냄새 표현 등 정리 필요


김치 주재료인 배추 명칭에 ‘Kimchi Cabbage(김치 배추)’를 추가하는 등 코덱스(국제식품규격위원회) 김치 규격을 대한민국 김치에 맞게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971년 코덱스 회원국으로 가입한 이후 2001년 국내 식품으론 최초로 김치(CODEX STAN 223-2001)를 세계 규격으로 등록했다. 이후 18년이 지난 현재 식품업계는 김치 수출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김치 국제 규격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지난달 30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코덱스 김치 규격 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공청회에선 제품 포장지에 원재료 명을 표기할 때 쓰는 배추 명칭 개정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하재호 세계김치연구소장은 “현재 해외 수출 김치의 원재료인 배추를 영문으로 표기할 때 Napa Cabbage(일본 배추) 또는 Chinese Cabbage(중국 배추)로 표기하고 있다”며 “Kimchi Cabbage라는 표기를 추가해 배추의 명칭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치산업계에선 배추의 명칭 추가와 더불어 김치의 분류를 발효제품으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조상우 풀무원 상무는 “현재 중국 기준에선 한국 김치를 Korea pickle(한국 피클)로 개정할 예정인데 만약 김치가 pickle로 분류된다면 포장지에 ‘발효’라고 표기할 경우 과대광고로 중국 식파라치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광근 동국대 교수는 “맛, 냄새 등의 표현도 국제적으로 통용 가능한 용어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코덱스에 등록된 김치의 산도와 염도, 온도를 개정해야 한다는 제안에는 업계의 의견이 엇갈렸다. 조상우 상무는 “산도 기준을 현행 1.0%이하에서 1.2% 이하로 상향조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명호 한국식품연구원 책임연구원도 “코덱스 김치 규격은 1994년 일본 기무치와 김치가 논쟁이 되면서 추진을 하게 됐었고 당시 가장 많이 수출하던 맛김치 기준으로 설정을 했었다”며 “코덱스는 국내 시장의 규격이 아닌 국제 시장의 규격을 다루는 부분이기에 수출시 품질 기준에서 안전하게 통과하기 위한 부분이다. 산도와 염도 등은 하한치만 설정하는 게 교역의 애로사항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하연 대한민국김치협회장은 “업계에서 수출 활성화를 위해 규격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엔 공감하지만, 김치 염도가 지나치게 낮거나 일정 온도가 유지되지 못하면 유통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무분별한 규격 완화는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이번 공청회에서 나온 내용을 수렴해 코덱스에 김치 국제 규격안을 제안할 방침이다. 정찬민 농식품부 식품정책과 사무관은 “코덱스에 김치 규격을 2001년 제정한 이후 국내 식품업계의 현실과 요구를 반영하는 개정 노력이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다”면서 “공청회에서 나온 개정 방안을 적극적으로 수용, 코덱스에 제안해서 새롭게 개정된 국제표준을 통해 김치 수출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주현주 기자 joo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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