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선아 기자]


OECD 농촌발전 컨퍼런스
아시아 최초로 한국서 열려


제12차 OECD 농촌발전 컨퍼런스가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열렸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OECD와 함께 지난 24~26일까지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 및 전북 완주(현장 방문) 등에서 ‘농촌발전 컨퍼런스’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OECD는 각국의 농촌 정책을 공유·확산하고 회원국간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02년부터 1~2년을 주기로 각국을 순회하며 컨퍼런스를 개최 중이다.

이번 제12차 컨퍼런스의 주제는 ‘농촌지역 주민 삶의 질 향상’으로, 율릭 베스터가드 크누(Ulrik Vestergaard Knudsen) OECD 사무차장 등 임직원, OECD 회원국의 농촌정책 담당자와 국내외 전문가 등 총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재욱 농식품부 차관은 개회사를 통해 “최근 4차 산업혁명, 인구구조·기후 변화 등 시대 변화의 흐름 속에서 농촌 정책도 다각도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농업뿐만 아니라 문화·관광 등 새로운 부가가치 산업으로 농촌 경제구조를 확장하고, 농촌의 생태적·공익적 가치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농촌 혁신사례 주목=첫날 사전 컨퍼런스에서는 한국의 농촌 혁신사례로 △농촌형 교통모델인 신안군의 ‘1004 버스’와 △완주군의 로컬푸드 플랜이 소개돼 각국에서 온 참가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신안군의 1004버스는 수요응답형 교통서비스로 섬 주민들의 교통 불편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국에서 유일한 완전공영제로, 총 10대의 버스가 24시간 운영된다. 버스비는 거리에 관계없이 1000원 정액, 65세 이상은 무료다. 이날 발표를 맡은 박우량 신안군수는 “1004버스로 24시간 이동권이 보장되면서 주민들의 만족도가 98%에 달한다”고 강조하고, “주민들이 운영협의체를 구성해 스스로 운영하면서 마을공동체가 살아나는 것은 물론 접근성이 개선돼 지역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농업경제연구회의 다니엘라 스토르티(Daniela Storti)는 “농촌 혁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수요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라면서 “그런 의미에서 신안군의 교통모델은 수요자인 농촌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농촌 환경에 맞게 실행에 옮겼다는 점에서 매우 혁신적인 예시”라고 호평했다.

완주군로컬푸드협동조합의 한지수 본부장은 지역 소농의 자립과 지역사회 활성화를 이끌어낸 완주군의 로컬푸드운동에 대해 소개했다. 완주군은 2008년 전국 최초로 로컬푸드직매장을 오픈해 지금 12개의 직매장과 6개의 농가레스토랑, 82개 학교와 어린이집 135개소에 로컬푸드를 공급 중이다. 한 본부장은 “소농을 살리기 위해 700여 품목을 생산할 수 있는 기획생산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주효했다”면서 “3000여명의 월급 받는 농민들과 200여개의 좋은 일자리, 300여개의 사회적 경제조직이 만들어져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콜롬비아 농업부의 농업담당 아나 버지니아 뮤지카(Ana Virginia Mujica)는 “농촌에서 정책을 세울 때는 농업뿐만 아니라 비농업부문,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여성들도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민관 거버넌스를 통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가치사슬이 만들어져야 지속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컨퍼런스 마지막 날인 26일 OECD 회원국 농촌정책 관계자 30여명은 완주군을 방문, 고산면 소셜굿즈센터와 구이면의 로컬푸드 직판장·가공센터, 용진농협 로컬푸드 직매장, 도계마을, 오성 한옥마을 등 사회적 경제 활성화 현장을 둘러봤다.

김선아 기자 kimsa@agrni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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