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벌크 출하 ‘재’관행 사라져
시장도매인제 이견 분분
농식품부가 결단 내려야


“가락시장에 제일 좋은 상품을, 제일 잘 포장해 출하해야 백화점이나 마트에 내는 농산물 값도 잘 받습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김경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이 2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가락시장 내 팰릿 거래는 농산물 제값 받기의 첫걸음”이라며 강조한 말이다.

그는 “농가 분들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출하할 때는 팰릿으로 예쁘게 포장해서 보내 놓고, 놀랍게도 나중에 정산할 때는 가락시장의 경매가격을 평균 내 정산한다”며 “농산물 유통에서 58%가 도매시장, 나머지 42%가 마트나 직거래 물량인데 가락시장에 정말 좋은 물건을 내야 나머지 42%에서도 가격을 잘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전에 벌크로 낼 때는 소위 말해 ‘재’ 관행으로 10~20%는 없는 물건으로 값을 쳤는데, 팰릿 거래를 하고 나니 그러한 관행이 없어졌다”고 덧붙였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도매시장 거래제도와 관련해선 시장도매인제 도입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도 공사의 역할보다는 농림축산식품부의 결정이 필요한 때라고 피력했다.

김경호 사장은 “농안법 20조 개설자 의무조항에 ‘경쟁 촉진’이 있다. 이 경쟁은 사업당사자는 부담이지만 생산자와 소비자에겐 도움이 된다는 믿음이 있다”면서 “품목별로 과잉생산이 일상화된 지금 시대에선 수급을 맞추기 정말 어렵다. 이런 고민에서 시장도매인이나 상장예외품목 확대 등 정가수의매매를 강하게 주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장도매인제도 도입을 놓고 이견이 있는 문제에 대해선 “공사가 노력해 이해 관계자들과 결론내기는 힘들 것 같고, 농식품부의 결단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김경호 사장은 취임 후 가락시장 현대화사업 예산 확보와 청과시장 직판상인 이전 문제에 많은 신경을 썼다고 전했다.

그는 “전임 사장도 그렇지만 취임 후 걱정했던 게 현대화사업 예산 확보다”며 “공사 추진단이 열심히 노력했고, 다른 부서에서도 적극적으로 협조해 생각했던 것 이상의 결과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또 최근 청과직판상인 160여명이 가락몰로 이전한 것과 관련 “청과시장 직판상인들을 지하 1층으로 이전하기 위해 ‘공기질 개선 TF’를 구성하는 등 많은 공을 들였다”며 “아직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은 사람이 있지만 한 분 이라도 더 오게끔 할 것이며, 불편사항이 생기면 또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김경호 사장은 “돌이켜 보면 지난 1년이 짧았던 것 같기도, 정말 길었던 것 같기도 하다”며 “그동안 큰 과오 없이 지낸 것은 공사 임직원과 가락시장 유통인, 또 소중한 농산물을 출하하는 생산자와 가락시장을 믿고 찾는 소비자 덕분”이라고 전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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