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근을 문경의 대표 농·특산물로 만들어 보고 싶다는 김인한 씨. 내년에는 2만평 이상 연근을 심을 계획이라고. 김인한 씨는 “연근 차나 연잎 차 생산규모가 늘어나 수입 커피시장을 국산 차가 조금이라도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한국농어민신문 조성제 기자]

17년 전 연근농사 불모지 개척 선봉에
뿌리·잎·연자육 모두 상품화 가능
가공품 생산 주력…짧은 유통기간 극복
데쳐 말린 연근으로 언제든 공급 가능


“연꽃의 종류만 100여 가지만 넘는데, 꽃과 뿌리, 연잎 등이 각각 많이 생기는 종자를 구분해 놓은 나만의 연근 데이터가 있습니다다. 1평당 연꽃에서 나오는 씨앗인 연자육이 2kg 정도가 수확되고 껍질을 까서 말리면 400~500g 정도가 나오는데, 말린 연자육은 국산의 경우 상당히 고가로 판매되는 고부가가치 상품입니다.”

경북 문경시 마성면 남호리에서 연근농사를 짓고 있는  ‘해밀농원 ’ 대표 농부 김인한 씨(52). 김 씨는 대학 학부과정에서 식물자원학을 전공하고, 산림자원학 석사과정을 마친 재원으로, 1994년에 후계농업인에 선정돼 현재 농업경영인 문경시 마성면회장을 맡고 있다.

현재 상주시와 문경시 등지에서 연근농사 만 1만5000여 평을 짓고 있으며, 자신의 농사 노하우를 통해 매주 화요일 할머니들과 부녀회원 등 동네주민 30여명에게 식물관련 강연을 하고 있다. 또한 문경, 상주, 화순, 태백, 부여 등 전국 각지의 농업기술센터에서는 강의 요청이 와서 농업전문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김 씨에 따르면 17년 전 김 씨가 연근을 처음 재배할 당시만 해도 연근 가공품도 미비하고 농사짓는 방법 등의 제대로 된 정립이 되지 않았으며, 더군다나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에서는 연꽃에서 연자육을 생산하기 위한 목적으로 연근 농사를 짓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김 씨는 최근 몇 년 전부터는 생 연근 유통이 아닌 연근 차와 연자육 공급을 위한 가공품 생산을 위한 연근 농사로 눈을 돌리게 됐다고 한다. 특히 가공하지 않은 생 연근은 저장성일 낮아 유통기간이 20일 이내로 짧은 단점이 있지만, 연근 차나 말린 씨앗인 연자육 등 가공품을 만들면 유통기간이 최대 2년까지 늘어나는 장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김 씨는 “연근은 수확하면 생으로는 일반적으로 20일 이상 못 버틴다. 그래서 과거에는 겨울에라도 연근 주문을 들어오면 얼음을 깨고 수확해서 주곤 했다”며 “그래서 고심 끝에 데쳐서 말린 연근을 만들어 봤다. 이것을 물에 불리면 고사리처럼 연근이 90%이상 과육이 부풀어 오른다. 저장성이 늘어나 물량을 언제든지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게 됐다”고 강조했다.

연근 재배 노하우와 관련해 그는 “제초제를 안 치려면 재배지의 둑을 높여 잎이 나기 전까지 관리를 잘 해주어야 한다. 종근을 심어 놓고 3년이 지나면 연잎이 드문드문 나기 때문에 3년에 한 번 꼴로 연근 밭을 갈아 엎어줘야 한다”며 “연꽃과 연자육이 목적이면 처음에 씨앗을 드문드문 심어야 하지만 뿌리인 연근을 얻으려면 씨앗을 촘촘히 심어서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향후 계획으로 그는 “연근을 문경의 대표 농·특산물로 만들어 보고 싶다. 내년에는 2만평 이상 연근을 심을 계획이며, 농업기술은 공유를 해야 발전이 있다고 생각해서 주변 농민들에게 내가 가진 재배 노하우를 다 전파하고 있다”며 “많은 농민들이 연근농사를 지어서 연근 차나 연잎 차 생산규모가 늘어나 수입 커피시장을 국산 차가 조금이라도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문경=조성제 기자 ch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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