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장희 기자]

▲ '경기도 농민기본소득 도입 방안 모색 토론회'가 지난 18일 이천시 서희청소년문화센터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농민당 60만원 지급 시
연간 예산 1760억 필요

상설 협의체 구성 목소리
새로운 예산 확보 주문도


경기도농민기본소득 도입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가 지난 18일 이천시 서희청소년문화센터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경기도와 경기도의회 공동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엄태준 이천시장을 비롯한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회 성수석·유광국·김철환 의원과 김인영·허원 경기도의원, 신현유(한농연경기도연합회장)경기도농민기본소득추진운동본부 상임대표, 박승삼 경기도농정해양국장, 강위원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장을 비롯한 농업인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신현유 상임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농민기본소득제는 농업·농촌의 다원적 기능과 가치를 인정받고 불평등한 소득구조를 개선해 땀 흘려 일하는 모든 농민도 사람답게 대접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라며 “농업인은 물론 지역화폐 사용으로 소상공인과 상생을 통해 지역경제를 발전시키는 중차대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농민단체·소상공인단체·소비자단체·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경기도 농민기본소득제를 도입하고 시군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제발표자로 나선 박경철 충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무분별한 시장개방 확대로 국내농업은 갈수록 어렵고 농가경영도 악화되면서 소득보다는 부채만 증가하고 도·농간 소득격차도 확대되고 있다”면서 “현행 정부의 농업직불금은 턱없이 낮고 면적기준으로 지급돼 중소농가 소득보전에는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박 연구원은 “유럽 등 선진국처럼 농업·농촌가치와 문화, 환경을 지키는 농민의 삶을 보장하는 농업직불금을 크게 확대해 직불금이 곧 농민수당(기본소득)으로서의 기능이 될 수 있도록 정부도 면적기준이 아닌 농민기준으로 농민기본소득제를 확대 도입해야 할 것”이며 “특히 타 지역에 비해 재정자립도가 높은 경기도는 약 20만 도내 농업경영체를 대상으로 농민기본소득제를 시행한다면 농민당 60만원 지급 시 연간 1760억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김충범 도 농업정책과장 “현재 여주·양평·이천·연천·포천 등의 기초단체에서 농민수당제 도입을 추진하고, 경기도 차원에서는 농민단체가 주축이 돼 지난 4월 ‘경기도농민기본소득추진운동본부’를 결성했다”며 “이에 경기도는 추진본부·도의회와 함께 협력해 실행방안을 수립하고 교육·홍보를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특히 김 과장은 “향후 농민기본소득 지방정부협의회 구성을 추진하고 기본소득 재원마련을 위한 국토보유세 입법화 등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수석 경기도의원 좌장으로 열린 토론회에서 전용중 전농경기도연맹 사무처장은 “농민기본소득이 아닌 현실가능 한 농민수당으로의 전환이 시급하고 경기도 농민수당은 경기도가 경기농업을 책임지고 되살리겠다는 정책의지가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농민수당이 시혜적 정책이 아닌 농업의 공공성을 인정받고 농민이 자부심을 고취하는 정책인 만큼 그 시행조례를 만드는 과정 또한 경기도, 의회, 농민들이 함께 T/F팀을 구성해 만들어감으로써 경기농정의 주인이 농민임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광국 경기도의원은 “농촌은 65세 이상 인구가 30%가 넘는 초고령 사회이고 1~2인가구도 60%가 넘으며 아이 울음소리도 사라지는 등 농업환경과 농촌경제가 피폐화 되고 있다”며 “농업·농촌의 공익형 다원적 기능이 사라져가기 전에 농가소득 보장과 농촌경제를 되살리는 경기도농민기본소득제 도입에 도의회가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상열 한농연이천시연합회 부회장은 “경기도농민기본소득제 실현을 위해서는 경기도, 경기도의회, 농민단체 등이 함께 하는 상설 협의체가 구성돼야 할 것”이라며 “예산 마련도 기존 농정예산을 전용하지 말고 새로운 예산을 확보해 시행할 것”을 요구했다.

이수미 녀름 농업농민정책연구소 연구원은 “농업경영체를 대상으로 농민기본소득제를 시행하다보면 여성·청년농업인이 배제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농민이 고루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경기도의 올해 농업분야 예산은 2.63%인 6312억원에 불과해 전국 9개 광역단체 중 최하위다. 여기에 2%만 예산을 증액한다면 도내 29만4000명의 농민들에게 연간 120만원의 수당지급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철환 경기도의원은 “농지에 대한 공익적 가치를 인정하고 보상해 주는 경기도형 직불금도 농민기본소득과 함께 연계해 추진할 것”을 경기도에 촉구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성수석 의원은 “농민기본소득은 이념적 논쟁 대상이 아니라 현대산업사회 변화와 저출산 고령화 영향으로 위축되어 가는 농촌과 농업을 지켜내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현실적 대안정책”이라며 “토론회에서 도출된 다양한 의견들을 토대로 경기도 농민기본소득 도입과 경기농업 역량을 강화시키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천=이장희 기자 leej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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