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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쌀 자동시장격리제 법제화를 촉구한다

[한국농어민신문]

올해로 도입된 지 15년째인 쌀농업 직불제가 내년 2월 개편을 목표로 뜨거운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쌀시장은 구조적인 공급과잉 때문에 생산 감축과 소비촉진 등 다각적인 수급 안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매우 불안정했다. 되풀이되는 산지 쌀값 하락과 역계절진폭 같은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절실한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난 7월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황주홍 위원장과 박완주(더불어민주당), 경대수(자유한국당), 정운천(바른미래당) 국회의원 주최로 열린 쌀 자동시장격리제의 입법 필요성에 관한 세미나는 쌀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해 농업단체와 정부·학계가 함께 머리를 맞댄 자리였다. 하지만 현재의 쌀 중심 변동직불제 개편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되, 쌀 자동시장격리 법제화를 비롯한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서로 견해를 달리하고 있음을 확인한 자리이기도 하였다.
 
쌀은 반만년 우리 겨레의 혼과 얼을 담고 있는 DNA의 일부이며 우리 농업·농촌을 상징하는 대표 작물이다. 쌀산업은 생명산업이자 식량주권으로서 국민경제에서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논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공익적·생태적 가치는 화폐적인 평가가 어려울 정도로 크고 중요하다. 그렇기에 단순히 예산부담이나 형평성과 효율성 같은 경제논리만으로 쌀문제의 해법을 찾는 것은 자칫 교각살우(矯角殺牛)의 결과를 낳을 수 있기에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특히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불안정해 우리의 국방과 기술의 안보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데다, 무역 갈등 고조로 식량무기화의 위험도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쌀을 중심으로 한 튼튼한 식량안보 체계의 확립은 주권국가로서 반드시 지켜내야 할 최후의 보루이다. 따라서 쌀 생산농가의 안정적인 수익 보장을 위한 장치가 없는 직불제 개편 논의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우리 아버지와 아버지의 아버지 그리고 그 아버지가 배불리 먹어보기를 소원해 왔고 드디어 우리가 편안하게 마주하는 밥에는, 온갖 풍수해와 병해충과 무더위를 극복해낸 우리 농업인들의 피와 땀이 깃들지 않은 쌀알이 한 톨도 없다. 그 노고의 대가로 여름내 짙푸르렀던 우리 들녘에서는 바야흐로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알찬 벼 이삭들이 결실의 날을 기다리며 춤추듯 넘실거리고 있다. 내년에도 그다음 해에도 푸른 들녘에서 우리 200만 농업인의 녹색 희망가가 계속 울려 퍼지도록 정부와 국회의 과감한 결단을 촉구한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직불제 개편이 그동안 쌀 생산농가의 소득 안정에 기여한 변동직불제의 폐지를 전제로 추진되는 만큼, 쌀 공급과잉이 예상될 때 선제적인 시장격리를 통해 산지 쌀값 하락을 억제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장치가 필요하다. 그 보완장치로 지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쌀 자동시장격리의 법제화가 직불제 개편 작업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 농업인들도 생산조정 등에 적극 동참하고 안전한 고품질 쌀 생산을 통한 수급 안정 노력에 앞장서야 한다.

/문병완 보성농협 조합장ㆍ농협RPC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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