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 추석 이후 과일 시장이 고전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19일 저녁 가락시장에 사과가 반입되고 있다.

사과·단감 등 소비 부진한데
이른 추석 탓 반입물량 많아
햇과일 중심 홍보 지속해야


사과, 단감 등 추석 이후 과일 시장의 고전이 예상된다. 이른 추석과 소비 부진, 생산량 증가 등이 겹쳐 상반기 채소 시장에 이어 하반기엔 과일 시장까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무엇보다 대표적인 과일인 사과 시장이 좋지 못하다. 추석이 일렀던 데다 소비 부진까지 겹쳐 추석 대목에 물량이 많이 빠지지 못해 현재 추석 대표 품종인 홍로가 아직도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추석 전후로 사과 시세 흐름은 좋지 못하다. 20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홍로 10kg 상품 평균 도매가격이 1만5121원에 그치는 등 최근 1만5000원 내외의 시세가 형성돼 있다. 평년 9월 시세 3만900원, 추석 그다음 주 평균 경락가인 2만원 초반대를 못 미치는 약세장이다. 여기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사과 생산량은 착과 수 증가로 전년 대비 7% 증가가 전망된다. 조만간 양광, 요까, 시나노계열 등 중생종 사과가 본격 출하되며 사과 시세 지지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역시 지난해보다 각각 3%, 16% 늘어날 것으로 조사된 단감과 복숭아도 가을철 시세 지지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단감의 경우 작기가 맞지 않아 올해 이른 추석으로 인해 어느 과일 품목보다 추석에 출하할 수 있는 물량이 적었다. 이로 인해 추석 이후에 물량이 상당히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이는 반면 단감은 명절 제수용으로 많이 나가는 품목이어서 소비력엔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복숭아는 앨버트 등 만생종 출하기가 추석 대목을 빗겨 갔다. 지난해엔 추석 대목과 앨버트 출하기가 맞물려 복숭아가 선물용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올해엔 앨버트가 본격 출하하기엔 추석이 일렀다. 이에 추석 이후 앨버트가 본격 출하되고 있는 가운데 시세가 낮게 형성돼 있다. 가락시장에서 20일 앨버트 4.5kg 평균 도매가격이 1만7968원으로 최근 1만원 중후반선에 앨버트 시세가 걸려 있다. 2만원 초반대였던 평년과 2만원 중반대였던 지난해 9월 시세보다 낮은 약세 흐름이다.

다만 태풍으로 인한 낙과 피해가 컸던 배는 추석 이후에도 어느 정도의 시세는 지지되고 있다. 그러나 배 역시 출하량이 줄어든 것 치고는 양호한 시세는 아니다.

도매시장에선 하반기 과일 시장이 어려움이 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상반기 채소 시장에 이어 하반기엔 과일 시장까지 부침을 겪을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으로 과일 소비·홍보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과일업계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 

가락시장의 이재희 중앙청과 경매부장은 “추석 이후에도 사과 반입량이 많다. 단감의 경우 추석 소비 기간이 짧다 보니 아직 시장에 나오지 못한 물량이 많다”며 “상반기엔 그래도 과일시장은 저장과일이 적어 채소와 달리 선전했는데 하반기엔 전반적으로 양이 많고 토마토 등 과채류 양도 있어 과일 시장이 고전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장호 가락시장 서울청과 과일3팀장은 “날씨 등의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추석 이후 수요는 적은 반면 공급량은 많아 가격 지지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이제 하반기 저장할 수 있는 과일은 시세가 나오지 않을 경우 저장으로 돌리는 경향이 강할 것 같은데 설 대목도 장담할 수 없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계가 있더라도 본격적인 수확기를 맞는 햇과일 중심으로 소비, 홍보가 지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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