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축산 농가·단체 강력 반발
“소비촉진 행사도 부족한 판에…”
즉각 공급 중단·재발 방지 촉구


국내산 축산물 소비에 앞장서야 할 공공기관과 농협이 수입 축산물을 공급한 것으로 드러나 축산 농가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축산 농가들은 정부와 농협을 대상으로 즉각적인 수입 축산물 공급 중단과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을 촉구하고 있다.

전국한우협회에 따르면 전남도청의 구내식당에서 호주산 쇠고기를 식재료로 공급한 사실이 밝혀져 비난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전라남도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농도로, 우리 농축산물을 활용한 친환경 공공급식과 로컬푸드, 푸드플랜 등 농업 정책에서 앞서가는 지역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그러나 이번에 도청 구내식당 급식에 수입 쇠고기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전남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 축산 농가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더욱이 전라남도는 얼마 전까지 농림축산식품부를 이끌었던 김영록 전 장관이 도지사로 활동 중인 지역이다.

이에 한우협회는 전남도청의 수입 쇠고기 급식을 규탄하며 성명서를 통해 정부에 공공기관의 수입 농축산물 식재료 공급 현황 파악 및 국내산 농축산물 사용 지침 마련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국내산 농축산물 사용을 모든 공공기관에 적극 권고해 공공기관 급식 질을 높여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공기관에 이어 농협도 하나로마트 식육자재 코너에서 수입산 축산물을 판매한 사실이 적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그것도 돼지고기 가격 폭락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수입산 돈육을 원료로 만든 제품(햄)을 판매한 것이어서 양돈 농가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대한한돈협회는 “이미 지난 2월에도 농협 하나로마트 식육자재 코너에서 수입 축산물을 공급하다 협회의 경고로 판매를 중단한 사례가 있었으나 또 다시 7월부터 수입 축산물 판매를 재개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수입 축산물 판촉에 앞장서는 농협의 행동은 농협의 역할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며 축산 농가를 기만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한돈협회는 “이번 사태의 책임은 농협중앙회에 있다”며 즉각적인 수입축산물 판매 중단을 요구했다.

축산관련단체협의회도 농협의 수입축산물 판매를 큰 문제로 지적하고, 재발 방지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축단협은 성명서에서 “돼지가격 하락에 국내산 돼지고기 소비촉진 행사를 진행해도 부족할 상황에서 농협 하나로마트가 수입 축산물을 판매하고 있다”며 “농협은 중앙회장의 사과와 함께 수입 축산물 판매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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