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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는 이름을 찾고 싶다

[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최초의 한글 소설, 홍길동전에서 서자 출신인 홍길동은 호부호형(呼父呼兄)을 하지 못했다. 자신을 낳아주고 길러주신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함께 자란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한 것이다. 당연하게 부를 수 있는 호칭을 쓰지 못한 홍길동은 자신의 처지를 상당히 고민했고 결국 집을 나섰다.

육우도 홍길동의 처지와 다르지 않다. 최근 A홈쇼핑은 판매한 갈비탕의 원재료, 갈비의 원산지를 ‘국내산 우리 소갈비’라고 표현했다. 국내산인 것만 알 수 있을 뿐 소비자들은 갈비탕의 원료육이 한우인지, 육우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일반 식당에서 판매하는 갈비·갈비탕 등의 식재료도 국내산으로만 표기되는 경우가 적잖다. 이런 취급(?)을 받는 국내산 쇠고기는 대부분 육우로 알려져 있다. 통상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높은 한우는 유통업체들이 적극적으로 한우를 표기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적잖은 유통업체들이 왜 육우를 육우라고 쓰지 않는 것일까. 국내산 우리 소갈비라고 홍보하면 소비자들이 한우라고 오인해 구매할 수 있다는 효과를 노린 것일까? 한우 또는 육우라고 명확하게 표현하지 않는다면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제6조1항 ‘원산지 표시를 거짓으로 하거나 이를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하는 행위에 근거’, 원산지 표시 위반이 될 수 있다. 원산지 표시방법을 위반한 경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육우농가들도 이 같은 표기방식을 원치 않는다. 육우고기라고 정확하게 표기해줄 것을 요구한다. 박대안 육우자조금관리위원장은 “소비자들이 원산지를 알고 먹어야 하지 않느냐”며 “농가들도 애지중지 키운 육우고기를 정확하게 표기하고 유통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길 원한다. 그럼에도 육우인지도 모른 채 유통되는 부분이 아쉽다”고 하소연한다. 정부가 현장에서 원산지 표시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관리·감독해야 하는 이유다.

홍길동의 아버지는 결국 집을 떠나려는 홍길동을 붙잡기 위해 호부호형을 허락했다. 유통업체들도 육우고기를 국내산이라고 에둘러 표현할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육우라고 표현하는 것이 소비자 알권리와 생산자 권익 보호에 일조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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