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벼 재배면적 7853ha 줄었지만
날씨 좋아 영화 수 평년 웃돌아
선제적 수확기 대책 마련 시급


벼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쌀 생산량은 수요량을 초과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때문에 정부가 쌀 수급대책을 조기에 마련하지 않을 경우 올해 수확기 쌀 가격 하락에 이어 내년까지 산지 쌀값 전망이 어두워질 것으로 우려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벼 재배면적은 72만9820ha로 지난해 73만7673ha보다 7853ha(-1.1%) 감소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행하고 있는 논 타작물 재배지원(신청 면적 3만3345ha)이 벼 재배면적 감소를 이끈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올해 벼 재배면적 감소세는 뚜렷하게 둔화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2010년 이후 2018년까지 전년대비 증감률이 -2%~-4.3%를 기록했던 과거와 비교해 올해는 -1.1%(2012년 -0.5% 제외)로 가장 낮은 감소율을 보인 것이다. 2017년 수확기 이후 2년 동안 산지 쌀 가격이 평년보다 상승한 것이 주원인으로 풀이된다. 논 타작물 지원을 통해 벼 재배를 억제했지만, 쌀값 상승 기대감에 벼 재배로 전환한 농지도 다수 있었다는 의미다. 

현재까지 벼 작황은 매우 양호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어 올해도 풍년을 내다보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벼 생육을 조사한 결과 기온이 높고, 강우와 일조량이 풍부해 8월 21일 기준 포기당 이삭수와 벼 영화(수정되기 이전 상태의 낱알) 수가 평년은 물론 지난해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인 기상재해가 발생하지 않는 한 올해 쌀 생산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380만톤 안팎에 달하고, 수확기까지 날씨에 따라 지난해보다 많은 생산량 예측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 쌀 생산량이 신곡 수요량을 초과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여기에 농협과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2018년산 구곡이 수확기인 10월 이후에도 재고로 넘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수도작 농가의 농업소득 감소 및 쌀산업 현장에서 문제가 불거지지 않도록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제적 수확기 대책 마련에 들어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식량정책과 관계자는 “통계청이 발표한 벼 재배면적과 쌀 예상 생산량, 농촌진흥청 벼 생육조사 등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수급불안이 발생할 경우 수확기 대책을 즉시 세우고, 공급과잉이 심각해 지면 시장격리도 감안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협도 신곡의 공급과잉 가능성을 열어 놓고 벼 수확기를 대비하고 있다. 농협은 올 가을에도 지난해와 비슷한 160만톤(정곡 기준) 수준의 매입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또한 매입한 물량에 대해 벼값의 일부를 지급하고 12월 말에 최종 정산하는 ‘사후정산제’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농협 양곡부 관계자는 “정부와 농협중앙회의 벼 매입자금 2조8088억원을 활용해 수확기 농가들이 출하하는 물량을 농협RPC와 지역농협에서 최대한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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