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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 ‘실적내기’ 조급증에 정책-제도 곳곳서 ‘엇박자’‘청년농업인 양성’ 구호에 가린 그늘 ②

[한국농어민신문 김선아 기자]

스마트팜은 정부가 2017년 11월 선정한 혁신성장 핵심 8대 과제(드론, 미래자동차, 스마트시티, 바이오헬스, 에너지신산업, 스마트공장, 핀테크, 스마트팜) 중 하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에 발맞춰 2018년 4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스마트팜 확산 방안을 마련했다.

스마트팜 정책 대상에서 농식품부가 주목한 것은 ‘청년농업인’. 농업과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결합해 유능한 청년을 유입시키겠다는 것이다. 스마트팜 청년창업 장기보육사업은 그 일환으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1기로 60명의 교육생을 선발했고, 올해 104명을 추가 선발했다. 2022년까지 500명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렇지만 7월말 현재 1기 교육생 60명 중 11명이 중도 포기했다. 실습생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교육생은 49명. 그 중에 농업법인에 취업(9명)했거나, 임대농장 조성이 늦어져 자가 영농(13명)을 추진한 인원은 22명이다. 자가 영농 기반 마련이 어려운 나머지 27명은 임대농장을 기다리며 대기 중인 상태. 당초 계획대로라면 이들은 오는 12월까지 모든 과정을 마쳤어야 한다. 교육생들은 이론 교육 외에 지켜진 약속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다. 무엇이 잘못된 걸까.

관련 전문가들은 대부분 “정부가 스마트팜 실적내기에 급급해 사전 준비도 없이 신규사업을 추진했고, 관련 부처나 기관 간 소통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법·제도가 곳곳에서 충돌을 일으키며 엇박자가 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영실습 임대농장 조성사업
지자체 단계서 실집행 부진
부지 확보·사업 계획 변경에
농어촌공사와 단가협의 삐걱


◆경영실습 임대농장 조성 지연=보육사업이 차질을 빚은 가장 큰 원인은 임대농장 조성 지연이다. 농식품부는 2018년 영농기반이 없는 청년농업인에게 경영실습 기회를 제공할 목적으로 ‘경영실습 임대농장’(30개소)을 설치하기로 하고 45억원의 예산을 신규 배정했다. 이 중 스마트팜 보육생들에게 배정된 임대농장은 11개소(전북 4·경남 3·전남 3). 늦어도 올 초에는 완성됐어야 할 임대농장 조성은 아직까지도 마무리가 안된 상태다. 임대농장으로 농업경영체에 등록하면, 자격조건에 따라 영농정착금(최대 100만원)을 지원받으면서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농식품부의 설명은 ‘공염불’이 됐다.

실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2018년도 결산자료에 따르면 경영실습 임대농장 사업의 경우 대부분 지자체 단계에서 실집행이 부진해 2018년 말 기준 집행된 금액은 22억7000만원(교부액 대비 50.4%), 2019년 4월말 기준으로도 23억5000만원(52.2%)에 그쳤다. 

사업부지 마련이나 사업계획이 변경되고, 사업시행을 맡은 한국농어촌공사와의 사업단가 협의를 둘러싼 갈등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현재 전북지역에 지어지고 있는 임대형 스마트팜(비닐하우스)의 평당 단가는 90만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업법인 취업지원사업도
작년말 실집행률 18.4% 불과
청년 희망 분야·지역 등
농업법인 풀 갖춰지지 않아
복잡한 증빙서류도 한몫


◆농업법인 취업지원사업 차질=농업법인 취업지원사업도 2018년에 신규로 추진된 사업이다. 이는 영농 취창업 희망 청년층을 대상으로 농업법인 단기 실무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100만원 한도 내에서 최대 6개월간 지원하는 사업이다. 

국회의 2018년 결산자료에 따르면 이 사업도 예산 현액 14억1000만원 중 실집행률이 2억6000만원(18.4%)으로 상당히 부진했는데, 신규사업이다 보니 청년들이 희망하는 분야나 지역에 부합하는 농업법인 풀이 갖춰지지 않아 매칭이 늦어졌다는 지적이다. 

농업법인 입장에서는 신청이나 교부단계에서 농정원이 요구하는 증빙서류가 지나치게 많고, 임금을 지급하고 나서 3~6개월씩 묶어 지원금을 신청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사업 신청을 꺼린다는 게 현장의 전언. 농정원의 담당자는 “농업법인 취업지원사업은 애초 스마트팜 보육사업과 연계해 추진된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스마트팜 법인 풀을 따로 관리하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입·비축농지 96%가 '논'
임대 가능한 농지 거의 없어
임대해도 시설물 설치 제한
지상권 설정 못해 담보 불가


◆농지은행 비축농지 우선 장기임대도 공염불=농식품부가 스마트팜 장기보육생에게 약속한 혜택 중 하나는 농지은행 비축농지 우선 장기임대(최대 20년). 그러나 농어촌공사가 동 사업을 통해 매입·비축한 농지의 96%는 논, 3.1%는 밭, 0.07%는 과수원으로 임대 가능한 농지의 대부분이 논이기 때문에 정부는 청년농업인에게 우선 임대한다고 하지만, 실제 임대할만한 농지는 거의 없다는 게 청년들의 이야기다.

더 큰 문제는 비축농지는 임대농지이기 때문에 스마트팜 구축에 핵심인 철골이나 콘크리트 등 반영구적인 시설물 설치는 불가능하다. 또 측고가 낮은 비닐온실 형태의 스마트팜을 설치하더라도 지상권이나 근저당권 설정이 불가능해 이를 담보로 한 자금 대출도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농식품부 농지과 관계자는 “등기가 되면 땅주인이 따로 있는데 시설물 주인이 따로 생기는거다. 농어촌공사가 매입을 하고 있지만 국가 땅이나 다름없는데 시설물에 지상권을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1% 자금 최대 30억 대출 개시
'재무평가 생략’ 홍보와 달리
신용만으론 대출 어려워
7월말 현재 5건, 89억 그쳐


◆청년 스마트팜 종합자금 지원=그렇다면 정부 설명대로 스마트팜 종합자금 대출은 용이할까. 농식품부는 지난해 4월 1% 금리로 최대 30억원까지 지원이 가능한 ‘청년농 스마트팜 종합자금’ 지원을 개시했다. 

만 40세 미만 중 농고 또는 대학의 농업관련학과를 졸업했거나 정부가 지정한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센터’ 교육 이수자가 대상이다. 청년농의 활발한 진입을 위해 10억원 이하의 시설비는 자부담 없이 100% 대출하되, 기존 대출과 달라 재무평가를 생략하고 비재무평가만으로 대출을 시행한다고 홍보했다. 농신보 보증비율도 90%까지 올렸다.

종합자금 지원 개시 1년 4개월이 지난 지금, 농협의 전체 스마트팜 종합자금 대출실적은(7월 말 현재) 65건에 1703억원이다. 이 중 40세 미만 청년농에게 지원된 스마트팜 대출실적은 5건(89억원)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청년농업인의 자금 수요가 없거나, 정부 설명처럼 여신절차가 쉽지는 않다는 얘기. 

농협은행 담당자는 “해당조항에 부합한 자격조건이 되면 대출이 진행된다”면서도 “실질적으로 신용만으로 대출이 나가기는 어렵다. 당연히 금융기관이기 때문에 채권보전 여부를 검토한다”고 말했다.

김선아 기자 kimsa@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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