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농식품부, 지역 순회 협의회
적정 생산목표 공유하면서
농가에 자율감축 주문
“농민 고통 외면” 반발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요 채소류에 대한 가격 안정을 위해 사전 재배면적 조절을 추진하고 있지만, 관련 예산 없이 자율적 면적조절만 강조하고 있어 농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작황 호조로 채소류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불안이 지속됨에 따라 지자체와 농협 등이 함께 사전 재배면적 조절에 나선다고 최근 밝혔다. 이에 이달 중순부터 채소류 주산지 지역을 순회하며 재배면적조절 협의회를 열고, 주요 작물에 대한 관측 정보를 토대로 적정 생산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농민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정부가 농민들과 함께 사전 면적조절을 위한 협의에 나선 것은 좋지만, 아무런 예산 없이 관측 데이터만 내놓고 농가 스스로 재배면적을 줄이라는 것은 가격 폭락으로 고통 받는 농가들을 외면하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전국양파생산자협회·전국배추생산자협회·전국마늘생산자협회는 지난 21일 공동으로 성명서를 내고 재배면적 관련 예산을 투입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통계청과 농촌경제연구원의 생산량 조사가 정확하지 않다는 것은 몇 년째 제기되고 있는 가장 큰 문제였다”며 “그럼에도 재배면적이 어떻다는 정도만 이야기 하고 농민들의 자율적 면적 조절만을 강조하는 농식품부 설명은 몇 년째 가격폭락에 시름 짓는 농민들에게 대못을 박는 행위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말도 안 되는 논리로 농민들을 설득하려 하지 말고 필요한 정책이 있으면 예산을 투입해서 반드시 관철하는 신뢰받는 농식품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상돈 농식품부 원예산업과 서기관은 “농가들이 요구하는 부분은 충분히 알고 있으나, 채소류에 대한 휴경 보상 등은 좀 더 큰 틀에서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며 “현재로서는 수급안정제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내년 예산을 수립하고, 채소발전기획단 TF를 운영하며 수급 안정화 방안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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