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 류기행 유일농원 대표와 가족들이 반사판을 설치하고 막바지 추석용 사과 생육 점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 추석엔 기존 홍로 외에 아리수 등 국산 신품종 사과까지 맛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과
‘홍로·아리수’ 색·당도 올라와
수급 이상무, 맛도 좋을 것
이달 말부터 출하 본격화
평년시세 밑돌아 선별 신경써야

▶배
‘신고’ 중심으로 출하 시동
낮아진 밤기온 생육 도와
생산량 증가로 작년보다 낮은값
중소과 위주 적기 출하 바람직


8월 말부터 본격화될 추석 대목장을 앞두고 제수용이자 추석 주요 선물 구성 품목인 사과·배 산지에선 막바지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산지와 시장에선 8월 말이면 사과·배 모두 추석 장이 무르익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엔 극심한 폭염 등 사과와 배 모두 작황 악화를 겪었던 반면 올해엔 생육상황이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부에선 이른 추석으로 인한 수급 문제를 거론하지만 오히려 중소과를 중심으로 출하량이 많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0일 추석 사과 주산지인 장수 사과단지 방문을 시작으로 주요 품목별 추석 대목장을 점검해본다.

▲사과=“다행히 최근 밤 기온이 떨어지며 홍로 색이 많이 돌기 시작했어요. 8월 말이면 본격 출하 될 것 같습니다.”

전북 장수에서 7ha 규모의 사과 농사를 짓는 류기행 유일농원 대표(장수사과원예조합 이사, 한국농업경영인 장수군연합회장). 지난 20일 유일농원에서 만난 그는 막 반사판 작업을 하고 있었다. 반사판 작업은 사과 밑쪽도 빨갛게 되도록 하는 작업으로 본격적인 수확기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류 대표는 “사과 재배면적 중 절반 정도가 추석용인 홍로와 아리수다. 다행히 최근 밤 기온이 떨어지며 색과 당도가 올라섰고, 생육 기간 별다른 날씨 피해도 없어 추석 대목 사과 수급은 양호하고 맛도 좋을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달 말이면 추석 대목에 맞춰 사과 출하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 같다”고 전했다.

산지에서 우려스러워하는 건 착과량 증가로 인해 대과 비중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는 것. 이에 올 추석엔 중소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게 산지의 전언이다.

류 대표는 “올해엔 5kg 상자에 15~17과 정도 들어가는 중소과가 많을 것 같다. 그런데 오히려 중소과가 1~2인 가구 시대엔 더 적합하다”며 “올 추석엔 정부와 지자체에서 사과를 홍보하거나 소비자들이 사과를 구매할 때 대과 기준을 조금 낮추도록 유도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렇게만 되면 올 추석엔 아리수 등 국산 품종도 본격 출하될 것으로 보여 다양한 맛의 사과를 맛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류 대표는 “조생 사과이자 국산 품종인 아리수를 3년 전 3000평(9900㎡) 식재해 올해부터 본격 수확이 된다”며 “홍로가 단맛이 강하다면 아리수는 새콤달콤해 이를 좋아하는 젊은층에게 인기를 끌 수 있다. 올 추석에 다양한 맛을 지닌 우리 사과를 많이 소비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품위도 좋고 맛도 다양하지만, 현재 사과 시장 상황은 좋지 않게 흘러가고 있다. 전체적으로 초반장이지만 추석 분위기가 가라앉아있고, 홍로 초도 물량 시세도 약세인 것이다. 서울 가락시장에서 22일 홍로 10kg 상품 평균 도매가격은 3만6188원으로 최근 4만원 내외의 시세가 형성돼 있다. 4만원 중후반에서 5만원 선까지 형성됐던 평년 시세를 밑도는 시세가 나오고 있고, 더욱이 올해엔 이른 추석이기에 8월 중하순에 약세인 현재 시세가 우려스럽게 다가오고 있다. 시장 유통인들은 상하품 간 가격차가 워낙 크기에 이에 맞는 출하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형식 가락시장 서울청과 과일1부부서장은 “이른 추석이지만 사과 수급엔 전혀 문제가 없다. 지금(21일)도 가락시장에 5000박스 이상 풀리고 있다”며 “다만 추석 매기가 좋지 못해, 시세 지지에 어려움이 클 것 같다”고 전했다. 김 부서장은 “올해처럼 양이 많고 소비가 우려스러우면 품위 간 가격차가 상당히 벌어질 것”이라며 “산지에선 선별에 좀 더 세밀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배=배도 사과와 같이 8월 말부터 추석용 신고 배 출하가 전개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최근 낮아진 밤 기온이 막바지 배 생육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권상준 우리한국배연구회장은 “배 비대가 늦었는데 다행히 최근 밤낮 온도 차가 벌어지고 있고, 비도 적당히 와서 비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추석 대목 출하는 문제가 없을 것 같고, 당도도 양호하다”고 전했다.

홍상의 안성과수농협 조합장도 “조생종 배는 많지 않지만 추석 대목 신고 물량은 문제가 없다. 요즘 배 농가들 기술이 상당히 올라와 이른 추석에도 물량을 충분히 맞출 수 있다”며 “대체로 앞으로 (22일 기준) 열흘 정도 크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배도 생산량이 증가해 가격 지지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중소과가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갑석 가락시장 중앙청과 경매부장은 “나무에 과가 많이 달려 중소과가 많을 것으로 보이고 이에 시세도 작년보다 떨어질 것 같다”며 “무엇보다 대목으로 갈수록 물량이 늘어 홍수 출하가 되는 게 우려스럽다. 가격 기대감보다는 색이 나면 바로 수확해 내보내는 적기 출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김 부장은 “배도 중소과가 많을 것 같은데 1~2인 가구 시대에 추석에도 중소과 소비가 늘어날 필요가 있고, 국산 신품종도 중소과가 많아 중소과 위주의 홍보와 소비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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