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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과실 소비를 늘리자

[한국농어민신문]

김성수 한국식품연구원 박사

농민들 땀 흘려 생산한 국산 과일
수입산 대량 유입으로 소비 감소
품질 좋고 신선한 ‘우리 것’ 먹어야


강렬한 태양 빛과 함께 오곡백과가 무르익어가는 한여름의 계절이다. 우리가 더위를 피해 그늘로 가는 동안 우리 농촌의 곡식과 과일들은 그 빛을 받아 맛있고, 향기 좋고, 색깔 좋고, 품질 좋은 농산물로 태어난다. 곧 추석이 오면 이들 농산물은 차례상에 올라 우리 조상님들과 가족의 즐거운 먹거리가 된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조건으로 이 땅에서 생산된 과일은 모두 다 그 맛과 향이 매우 신선하고 품질이 우수하다. 특히 사과, 감귤, 포도, 배, 단감은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받아 해마다 상당량이 수출되고 있다. 지역 특성에 맞게 재배된 주요 과실인 사과, 감귤, 복숭아, 포도, 배, 단감, 자두 등은 생산기술이 향상돼 품질이 우수하고, 재배면적도 증가해 그 생산량도 많다. 2017년 과실생산액은 4조 4033억원으로 농업 총생산액 중 9.1%를 차지하는 중요한 농산업 분야이다.

반면 수입과실은 2017년에 83만2000톤으로 금액으로는 19억4300만달러에 달하며 증가추세에 있다. 이와 같은 수입과일의 대량 유입과 함께 국내산 과실의 소비량이 감소하고, 더불어 그 가격도 높지 않아 과수 재배농가의 경제적 어려움이 심해지고 있다. 이렇게 좋은 품질의 과실을 생산하고서도 이익을 크게 내지 못하고 한여름의 뙤약볕에서 구슬땀을 흘린 노동의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영농현장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다. 우리가 지금은 당장 수입과일이 싸다고 해서 우리 과일을 소비해주지 않으면 그 생산기반은 일시에 무너지고, 훗날 우리가 다시 신선한 과실을 찾을 때는 이미 매우 고가의 생산품이 되어 쉽게 먹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대부분의 과실은 우리와 기후가 전혀 다른 열대나 아열대 지방에서 생산된 것들로서 매우 먼 거리에 있는 나라에서 선박을 통해 수송됨으로써 신선도가 상당히 떨어지게 된다. 과일의 품질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선도 유지다.

이 좁은 국토에서도 농민들이 열심히 땀 흘려 생산한 우수한 농산물들을 우리가 먼저 소비해 주지 않는다면 우리의 생명과 직결된 산업이 일시에 무너지고 우리는 작은 것을 얻으려다 너무도 큰 것을 잃게 될 것이다. 농업이 생명 산업이라고 하는 이유도 우리의 생명을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이고,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우리의 생활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해 주는 환경보호 역할이 있기 때문이다. 땅값이 비싸다고 해 논과 밭을 메우고 아파트를 짓고, 산림이 울창한 산지를 밀어 건축물이나 골프장을 건설하는 것이 당장은 하기 쉬운 일이고, 우리에게 편리함을 줄 수 있을지 몰라도 멀지 않은 장래에 우리는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그 땅, 자연의 대가를 훨씬 더 큰 생명과 직결된 재앙으로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농자천하지대본”이란 말을 우리는 마치 농악대의 액세서리쯤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세계적으로 선진국치고 농업이 경시되고 있는 국가가 있는가? 농산물은 대량 생산 가능한 공산품과는 전혀 다른 가치를 가지고 있는 생명과 직결된 산업이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어디에서 많이 들어 본 소리다. 농산물이야말로 이 말이 정말 잘 맞는 말이다. 수입 농산물은 그 재배환경이나 수확 후 저장이나 수송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품질 저하 요인이나 위해요소에 대해서도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안전을 보장하기 힘들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환경에서 우리가 직접 보고 관리해 생산된 건전한 우리의 농산물이 우리의 몸과 건강에 좋다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부터 수입 농산물을 모두 먹지 말자는 이야기인가? 그것은 절대 아니다. 지금처럼 세계화된 자유무역 시대에 살면서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다만 우리가 생산한 우리의 농산물을 먼저 소비하고 모자라는 부분의 농산물은 수입해 소비하자는 것이다.

우리의 농업을 지키고 농업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은 우리가 많이 소비해주는 것이다. 정부는 우리의 농민들이 지금까지의 국내 전반적인 먹거리 소요량을 예측해 적정량을 계획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해, 적정가격에 소비자들에게 갈 수 있도록 하고, 농업 보험 제도를 통해 자연재해나 과잉생산에 의한 가격폭락에 대비한 기본적인 수익을 보장해 주는 정책을 꾸준히 시행해야 한다. 과잉생산은 품질, 노동력, 인건비, 농자재비 등 모든 면에서 손실의 요인이 된다.

우리가 생산하고 있는 과실들은 충분히 잘 익은 상태에서 출하해야만 당도와 산도가 소비자들의 입맛에 적당하게 된다. 당장 시장에서 약간의 조기 출하를 통해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품질이 나빠진다면 장기적인 안목에서 과수 산업에 손해가 되고 소비자들은 단맛이 강한 외국산 과실에 익숙하게 될 것이다. 농업기술 분야에서는 꾸준한 신품종 개발을 통해 소비자들의 기호에 적합한 과실류를 개발하고 그 가공제품도 다양하게 개발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에서도 경쟁력이 높은 수출상품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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