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평원 1998~2018년 성과 분석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 한우 품질 평가 모습. 축평원은 최근 쇠고기 등급제 성과 분석을 실시했다.

품질별 가격 차별화 촉진
종축개량·사육기술 향상시켜
1등급 이상 출현율 ‘4배 쑥’
한우농가 소득증대 등 기여 

수입육 대비 경쟁력 강화 등 목표
근내지방도 기준 완화 새 등급
오는 12월부터 적용, 준비 힘써 


우리나라에서 ‘쇠고기 등급제도’를 본격적으로 시행한 지난 20년 동안 등급제가 한우 가격 차별화, 사육 기술 개선, 농가 소득 증대 등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쇠고기 등급제는 정부가 1993년, 축산물 수입 자유화에 대응한 한우의 대외 경쟁력 강화 및 품질 향상을 목적으로 도입한 사업이다. 제도 도입 초기에는 미국과 일본 기준을 참고해 1·2·3 세 등급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이후 지방 함량이 높은 1등급의 세분화가 필요하다는 시장 요구를 반영, 1997년 1+등급을 추가해 등급제를 본격적으로 시행했으며, 2004년에는 1++등급까지 더 구체화 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이 같은 쇠고기 등급제를 운영 중인 축산물품질평가원은 쇠고기 등급제도 본격 시행 20주년이었던 2018년까지의 제도 운영 통계를 토대로 최근 쇠고기 등급제 시행에 대한 성과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쇠고기 등급제가 한우 품질별 가격 차별화를 촉진해 종축개량과 사육기술 개선에 영향을 미쳤으며, 한우 산업 전반의 경쟁력 향상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축평원 측의 설명이다.

축평원에 따르면 쇠고기 등급제 본격 시행 후 20년 동안 한우 도매시장 평균 경락가격은 1998년 kg당 7049원에서 2018년 1만7772원으로 152% 증가했다. 특히 거세우 기준, 최상위인 1++등급과 2등급 간의 경락가격 차이는 1998년 kg당 746원에서 2018년 5545원으로 7배 이상 벌어져 그동안 한우 품질에 대한 가격 차별화가 크게 진전된 것으로 확인됐다.

쇠고기 유통시장의 이러한 한우 등급 간 가격 격차 발생은 자연스럽게 한우 사육 농가의 고급육 생산을 위한 종축개량과 사육기술 향상으로 이어지게 됐다. 한우 도체중은 1998년 평균 288kg에서 2018년 403kg으로 115kg(40%) 증가했고, 등심단면적은 같은 기간 70㎠에서 89㎠로 19㎠ 늘었다. 이는 또 한우의 전체적인 등급 개선 효과를 가져와 한우 1등급 이상 출현율이 1998년 15.4%에서 2018년에는 72.9%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축평원은 쇠고기 등급제 시행으로 인한 한우 품질별 가격 차별화와 고급육 생산기술 향상이 결과적으로 한우 사육 농가의 소득증대에도 상당부분 기여한 것으로 파악했다. 한우 거세우 마리당 조수입이 1998년 249만원에서 2018년에는 823만원까지 성장했고, 조수입에서 경영비를 제외한 소득도 32만1000원에서 122만2000원으로 281%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축평원은 20년에 걸친 쇠고기 등급제의 정착은 한우 유통체계 투명화와 선진화, 다양한 정보 제공 등 국내산 쇠고기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데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했다.

축평원은 그러나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수입육 대비 한우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품질 향상과 사육기간 단축을 통한 생산성 증대가 시급한 것으로 진단했다.

이에 축평원은 올해 12월부터 근내지방도 기준 완화를 중심으로 새롭게 개정한 쇠고기 등급제를 적용할 방침이다. 축평원은 새로운 등급기준이 현장에 정착할 경우 상위등급 한우의 평균 출하월령을 약 2.2개월 단축시켜 연간 약 1161억원의 경영비 절감 효과 및 소비자가격 인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승진 축평원장은 “축평원은 앞으로도 쇠고기 등급제도가 소비시장 변화를 반영하고 한우산업 경쟁력 향상을 도모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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