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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샤인머스켓 <상>저품위 출하, 샤인머스켓 인기 식힌다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 샤인머스켓이 포도 봉지에 쌓여 있는 가운데 위쪽 사진은 송이 간격이 넓은 반면 아래쪽 사진은 송이 간격이 촘촘한 것을 볼 수 있다. 포도 재배 전문가들은 포도알을 많이 달거나 촘촘히 재배하면 당도가 떨어지고 나무 힘도 약해져 상품성이 안 좋은 물량이 생산된다고 전한다.

당도 떨어지고 알크기도 들쑥날쑥…“돈에 눈멀어 착과량만 늘리다 공멸”

나뭇가지당 송이 수 늘리고
송이당 알도 많이 달리게 해
정상 수확량보다 
6~8배까지 양 늘리기 급급

당도 상승 늦고 숙기 지연
당도기준 18브릭스 반면
11브릭스까지 판매 비상

소비 확대에 찬물 끼얹고
재배면적만 급증 우려 고조


“저 포도나무에 달린 샤인머스켓 한번 보세요. 포도 봉지가 터질 것 같습니다. 저런 식으로 포도알이 많이 달리면 당도가 나올 수 없고 알 크기도 들쑥날쑥해집니다.”

샤인머스켓 성출하기를 앞둔 지난 13일, 국내 최대 샤인머스켓 산지 중 한 곳인 경북 상주를 찾았다. 상주의 샤인머스켓 재배 단지를 둘러보니 비전문가가 보기에도 샤인머스켓 재배 광경은 너무나 차이가 났다.

황의창 한국포도회장은 한 샤인머스켓을 가리키며 “샤인머스켓은 결과모지(열매밑가지)에서 한 순만 받고 그 한 순에서 한 송이만 달리게 해야 하는데, 두 순 세 순을 받고 거기에 송이도 두세 송이씩 달리게 한다. 더욱이 한송이도 알이 40개 정도가 적당하다면 100개까지 달리게 해 결국 정상 수확량보다 6~8배 이상 양만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렇게 재배한 나무는 2~3년 지나면 힘이 다 해 죽게 돼 있는데 그 사이에 한 밑천 잡겠다는 심보”라며 “그렇게 되면 정상적으로 재배하는 대다수 농가만 피해를 입게 된다. FTA 폐업지원 품목으로 지정되는 등 악화일로를 걷던 포도산업을 어렵게 살리고 있는데 저런 상품성 안 되는 물량으로 상승 기류가 가라앉을까 답답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왼쪽 샤인머스켓은 포도알이 40여개 내외, 오른쪽 샤인머스켓은 포도알이 많고 과도 균일하지 않게 달려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샤인머스켓 품질 기준을 보면 500g의 송이에서 과립 수는 37개, 700g의 송이에서 과립 수는 50개가 적당하다. 또한 당도 18브릭스 이상에서 수확해야 하며, 송이 무게가 800g 이상이면 당도 상승이 늦고, 1000g 이상이 될 경우엔 숙기 지연에 의해 동해 발생 우려까지 높아진다.

그럼에도 일부에선 샤인머스켓 인기에 편승해 저 품위 출하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 일부 마트에선 눈에 보기에도 상품성이 안 될 것 같은 샤인머스켓이 속속 목격되고 있다. 이 속엔 샤인머스켓이면 된다는 몇몇 유통업계의 인식까지 걸려 있다.

황 회장은 “현재 가온 재배로 일부 샤인머스켓이 출하되고 있다”며 “18브릭스가 샤인머스켓 당도 기준인데 11브릭스까지 판매되고 있는 걸 확인했다. 성출하기에도 이러면 정말 문제가 심각해진다”고 전했다.

70여 농가가 참여하고 있는 고산영농조합법인의 김형수 대표도 “지난해 샤인머스켓 가격이 꾸준히 좋았다. 그러다보니 몇몇 유통업체에선 샤인머스켓이면 다 된다는 식으로 농가에 출하를 독려하고 있고, 일부에선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심정으로 착과량만 늘리려 한다”며 “올해가 샤인머스켓엔 너무나 중요한 해인데 저품위 물량이 출하되면 결국 샤인머스켓 소비는 떨어지고, 재배면적은 급증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 SNS 등에 저품위 샤인머스켓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한 SNS에 소비자가 찍어 올린 저 품위 샤인머스켓. 이 소비자는 “다시는 샤인머스켓을 구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샤인머스켓이 조금씩 나오고 있지만 아직 성출하기엔 접어들지 않았기에, 지금이라도 저품위 출하를 지양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아직 늦지 않았다’는 것이다. 황 회장은 “현재 가온에서 샤인머스켓이 나오고 있지만 샤인머스켓의 대다수인 무가온과 노지 물량은 8월 말부터 9월 중순에 본격 출하가 시작된다”며 “지금이라도 산지에선 적정 수확을 위해 노력하고, 유통업계에선 물량보다는 품위에 맞는 샤인머스켓을 선보여야 한다. 시장에서도 저품위와 고품위 간 가격차를 벌려 상품성이 안 되는 물량은 시장에 못나오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도매시장에서도 저품위 샤인머스켓 출하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며, 정상 품위의 샤인머스켓이 출하된다면 재배면적 증가도 이겨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고길석 가락시장 중앙청과 이사는 “샤인머스켓은 향이 나고 당도가 좋은 게 특징인데 일부 맹물과 같은 물량까지 출하되고 있다”며 “샤인머스켓 재배면적이 급증했다고 해도 아직 소비력은 충분해 정상 품위 샤인머스켓이 출하된다면 시장성은 확장될 수 있다. 정상 품위 출하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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