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 “이게 정상 품위 샤인머스켓입니다.” 황의창 포도회장(사진 왼쪽)과 김형수 고산영농조합법인 대표가 품질 기준에 맞춰 재배되고 있는 샤인머스켓을 살펴보고 있다.

인기 편승 저품위 물량 출하
벌써부터 소비자 불만 목소리
자칫 ‘맛없다’ 인식 퍼지면
시장성 확산 걸림돌 우려

포도 소비 늘어난 틈 타
수입산까지 활개 설상가상


씨가 없고 껍질째 먹을 수 있는 녹황색 포도 ‘샤인머스켓’ 인기에 편승해 저 품위 샤인머스켓과 수입 포도가 늘어나고 있다. 대다수의 포도 농가와 업계 관계자들은 매년 면적이 급증하는 추세보다 샤인머스켓 인기 뒤에 파생하는 이런 현상들을 더 우려하고 있다. ‘샤인머스켓 재배면적 급증에 소비 감소, 수입 포도는 증가’가 맞물리는 최악의 상황을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샤인머스켓 재배면적은 2016년 278ha에서 2017년 472ha, 2018년 953ha, 2019년 1867ha로 매년 두 배 가까이 급증하고 있다. 더욱이 유목이 성목화되는 올해부터 생산량은 재배면적 증가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포도업계 전문가들은 생산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올해가 샤인머스켓과 포도산업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상 품위만 출하된다면 재배면적과 소비력이 보폭을 맞추며 시장성이 더 확장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 실제 농경연 관측본부가 5월 28일 소비자패널 49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샤인머스켓을 구입하겠다’는 비중은 80%에 달했다. 반면 저 품위를 맛본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샤인머스켓이 맛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소비 감소와 재배면적 급증이 부딪치는 극단적인 상황까지도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샤인머스켓 구매에 대한 불만의 글들도 목격되고 있다.

농경연 관측본부 관계자는 “유목이 성목화되는 등 생산량이 급증할 올해가 소비자가 샤인머스켓을 계속 찾느냐, 아니면 소비가 돌아서느냐를 가를 분기점이 될 중요한 시즌이 될 것”이라며 “당도가 18브릭스 이상은 돼야 샤인머스켓의 정상적인 향과 맛이 난다. 그런 샤인머스켓이 출하돼야 샤인머스켓 소비가 이어지고 면적 증가와 보폭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샤인머스켓이 기로에 선 가운데 일부에선 샤인머스켓 인기에 편승, 상품성이 떨어지는 물량을 출하하며 소비력을 떨어트리고 있다. 또 샤인머스켓 인기로 포도 소비가 늘자 수입포도도 활개를 치고 있다. 저장기술 발달로 계절관세를 무력화시킨 수입 포도가 포도 제철 출하기에도 입지를 넓히며 샤인머스켓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한국농어민신문은 샤인머스켓 성출하기를 앞두고 현장 점검을 토대로, 샤인머스켓 인기 이면에 산지와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우려스러운 현상을 2회에 걸쳐 살펴본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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