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강재남 기자]

▲ 제주도청 자연마루에서 도, 농민단체, 생산자단체가 내년도 농축산식품국 예산편성 방향 설정을 위한 의견수렴 및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도-농민단체-생산자단체
농축산식품국 예산편성 토론
직불제 강화·감귤 투자 등 촉구 


내년도 제주도 농업예산 편성과 관련해 새로운 정책 추진보다 기존 정책에 중점을 둔 농업 기반과 환경 개선, 농가소득 및 생존에 초점을 맞춘 예산안 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제주도는 지난 12일 제주도청 자연마루에서 농민단체, 생산자단체 등과 ‘2020년 농축산식품국 예산편성 방향 설정을 위한 의견수렴 및 토론회’를 진행했다.

도는 이날 토론회에서 내년도 농축산식품분야 지방재정 투자 방향에 대해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조성을 위한 농가경영 개선 △친환경농업 육성 △인력지원 확충 및 청년농 혁신동력 강화 △기후변화 대응 농업기반 확충 △농촌 융·복합 산업 및 스마트팜 등 인력 중심 농업 탈피 △생산자 조직화를 통한 농가소득 안정망 구축 △감귤산업 전략적 육성 및 유통혁신 △미래 감귤 50년 단기 대책 시행 △축산 환경 개선 △제주흑우 사육 직불제 △축산물 가공·유통 인프라 지원 등을 제시했다.

도의 내년도 예산편성 방향에 대해 토론회 참석자들은 농업예산 감소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며, 새로운 농업정책보다 기존 정책을 바탕으로 한 기반 확충과 농가소득 향상을 위한 사업에 우선적 예산 반영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현진성 한농연제주도연합회 회장은 “경쟁력 강화 등 농업예산이 생산을 부추기는 형태로 편성되고 있다”며 “생산량 중심의 보조로 농작물 과잉생산, 가격폭락 등의 문제 발생이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럽형 직불제와 직불제 중심의 예산편성을 통해 생산량 조절과 농가 경쟁을 줄여 농가소득을 올리고 생존할 수 있도록 직불제 강화 방향으로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김현우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 경제지원단장은 “제주농업 예산 증감을 살펴보면 월동채소, 감귤, 축산 관련 예산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농가소득 증가 여부는 예산 투입 여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현재 제주농업·농촌 구조와는 괴리가 있다고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바우처카드 등 복지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농민들이 스스로 먹고 살게 하는 것이 중요하지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도와주자는 생각은 지양해야한다”며 “감귤, 밭작물, 축산에 대한 예산을 늘리고 시의성 예산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강수길 제주도농업인단체협의회 회장은 “축산분뇨와 화학비료 과다 사용으로 제주 지하수가 오염된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농민들이 죄인이 되는 사태가 돼 걱정된다”며 “농민들은 이제껏 제주환경을 지켜왔고 향후 지하수 보존 등에 대한 농업예산 편성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윤천 감귤산업정책자문위원은 “지금까지 제주감귤에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됐다”며 “새로운 감귤 정책보다는 기존 사업에 대한 반성을 토대로 확충해 나가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김학종 양배추생산자협의회 회장은 “농자재 등 경영비 상승과 비교해 예산 증가는 미미한 상황에서 당장 먹고 살 돈도 없는데 미래에 너무 투입하는 것 같다”며 “태풍 외에 기후온난화에 따른 재해기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이날 참석자들은 채소류 가공공장 기반 마련, 축사 환경개선, 물류지 지원 등의 예산 편성을 요구했다.

이우철 농축산식품국장은 “내년도 예산을 편성을 위한 재정 여건이 녹녹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며 “예산 투입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현장점검과 의견을 수렴해 재정 범위 내에서 효율적으로 예산을 편성하겠다”고 말했다.

제주=강재남 기자 kangj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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