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장기저장기술 현장평가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 농진청이 월동배추를 24주간 저장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저장시 완전밀폐, 호흡 억제
저장고 내부 온습도 변화 완화
잿빛곰팡이 증식 억제 효과


농촌진흥청이 16주 가량인 월동배추의 저장기간을 24주까지 연장할 수 있는 ‘팰릿 단위 기체조성(MA, Modified Atmosphere)포장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월동배추의 저장기한연장을 통한 김치원료의 가격안정 및 김치의 수출경쟁력 향상 등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9일 농업공학부에서 ‘월동배추 장기 저장기술 현장평가회’를 갖고 팰릿 MA포장 기술에 대한 성과를 소개했다.

이번에 개발한 팰릿 단위 MA포장 기술은 배추저장 시 수분손실을 막기 위해 비닐덮개를 이용하던 것과는 다르게 완전히 밀폐해 호흡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즉, 저장고 내부의 온습도 변화를 완화시켜서 증발에 의한 중량감소를 줄이고, 낮은 산소 농도와 높은 이산화탄소 농도로 식물의 호흡속도를 낮추는 기술이다. 또한, 저장에 영향을 주는 잿빛곰팡이의 증식을 억제해 저장기한을 연장하는데 효과가 있다. 아울러 농진청이 2018년 딸기에 적용해 수출용 딸기의 신선도를 향상시키는데 이용한 바 있다.

실험에 사용한 배추는 올해 1월 수확한 월동배추이며, 팰릿단위로 MA포장을 적용해 2℃에 맞춘 저온저장고에서 24주간 저장을 했다. 이 결과, MA포장을 적용한 배추의 경우 호흡에 의한 내부기체 조성이 산소 2~6%, 이산화탄소 17~22%로 안정화됐다는 게 농진청의 설명이다. 대기 중의 산소 농도는 20.9%이고, 이산화탄소는 0.04%다. 또한 기존처럼 비닐덮개만 씌우는 방식은 중량이 줄면서 당을 농축해 초기 당도는 오르지만 부패가 진행되면서 당도가 급격하게 떨어졌다. 반면, MA포장 배추는 24주까지 통계적인 차이 없이 유지가 됐다.

특히, 김치의 재료인 배추는 기상이변, 재배면적, 작황 및 계절별 출하량 등 생산변동요인에 의해 민감하게 반응하며, 가격변동이 연중 300% 이상 발생하는 채소다. 따라서 MA포장기술을 적용할 경우 월동배추의 저장기한 연장을 통한 김치원료의 가격안정 등이 기대된다.

이에 따라 성제훈 농진청 수확후관리공학과장은 “MA포장은 큰 비용 투자 없이 농산물의 저장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기체와 습도 조성에 관한 연구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면서 “앞으로 국민들에게 최상의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는 저장기술을 개발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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