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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화상병, 작업자 인한 전파 유력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농진청 전문가 현장토론회 
2015~2019년 확산경로 추적
국내 발생 유전자형 동일

안성·천안·제천·충주 등
전염원 만연 주기적 발생 우려
병원균 동계 월동처 제거
1차 전염원 꽃 감염 조기 예찰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발생한 과수화상병의 확산경로를 추적한 결과, 작업자로 인해 근거리 및 인근 지역과원으로 전파된 것이 유력해 보인다. 또, 기존 발생지역과 100㎞ 이상 떨어져 있고, 자가 전정을 실시한 경기 연천, 파주, 강원 원주 등지는 묘목을 통한 전파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8일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전문가와 시·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 과수농가 등 1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과수화상병 전문가 현장토론회’를 개최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농진청이 추진하는 과수화상병 확산방지 및 예방을 위한 대책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이성진 농림축산검역본부 식물방제과 검역관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과수화상병에 대한 역학조사 상황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발표된 역학조사는 최종결과가 아닌 추정치다. 하지만 발생농장들 간에는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을 것 같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생한 과수화상병은 유전자형이 동일하며, 북미 동부(미국, 캐나다)지역에서 발생한 병균이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유전자형이 거의 일치하기 때문이다. 또, 2000년대 초중반에 불법휴대 반입한 묘목·접수 등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며, 화상병을 가지마름병 등 다른 병으로 오인하면서 확산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과수화상병의 경우 이전 연도 가을에 형성된 궤양 등에서 월동한 화상병균이 1차 전염원으로 작용하면서 눈에 띄는 피해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이 경우 개화기 전후에 예방 약제를 처리해도 피해가 발생하는데, 1차 전염원의 밀도가 너무 높고, 이미 나무 내부에 감염된 병원균이 활성화돼 있어 피해가 커진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농장에 대한 역학조사로 추정할 때 주로 작업자에 의해 근거리 및 인근지역 과원으로 전파됐을 가능성이 높다. 화상병을 자른 전지가위에서 4주 이상 화상병균이 분리됐고, 농촌의 일손부족으로 작업단이 여러 과원을 순회하면서 적화·적과 작업을 한 농장에서 주로 발생한 것이 그 이유다. 충주지역 사과 과수원의 경우 작업단이 당일에 여러 과원을 순회하며 작업을 했는데, 자체작업을 한 곳에 비해 발병률이 높았다. 또, 연천이나 파주지역은 주 발생지역과 격리돼 자연적 전파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됐다. 연천과 파주의 농가는 묘목 외 외부작업자의 이동이 없었고, 2010년 동일한 육묘장에서 일시에 묘를 공급받은 원주의 4농가가 2018년과 2019년에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것을 감안하면 묘목을 통해 전파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성진 검사관은 “안성, 천안, 제천, 충주 등은 전염원이 만연해 주기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주요한 1차 전염원이 피해 나무에 전년도에 형성된 궤양이고, 궤양이 만연된 지역에서는 약제방제효과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병원균의 동계 월동처(궤양부위 등)를 제거하고 봄철에는 1차 전염원의 꽃 감염을 조기에 예찰, 방제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과수화상병에 대한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질책도 나왔다. 김성환 단국대 교수는 “과수화상병은 5~6년 안에 발생지에서 100~300㎞ 떨어진 곳까지 확산 능력이 있다”면서 “미국 자료에 따르면 세균증식이 24시간 내에 1000배, 몇 일 사이에 1만배 늘어난다는 연구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과수화상병은 세균병이면서 목본성 병해로 방제가 어렵고 피해도 크다”면서 “기주, 환경, 병원균 등 병에 대한 관리와 인력, 기술, 체계 등 방제 관리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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