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평진 기자]

진딧물·총채벌레·미국 선녀벌레 등
작물 가리지 않고 나타나 비상
농민들 “예년에 없던 일” 입모아
확산 속도 빨라 방제 애먹어


올해 농업현장에서 해충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작물을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작목에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농민들은 예년에 없던 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우스 작물의 경우 진딧물과 온실가루이, 총채벌레가 심하게 발생하고 있다. 고추 등 밭작물에서는 진딧물이, 과수는 나방류와 노린재 등이 농민들을 괴롭히고 있다. 5월부터 일찍 찾아온 고온과 예년보다 심한 무더위가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청주시 오창읍에서 감자농사를 짓고 있는 김모 씨는 “진딧물이 말도 못하다. 올해는 특히 심한데 날씨가 너무 일찍 더워져서 그런 것 같다”라며 “이게 주로 잎 뒷면에 붙어서 약을 쳐도 잘 죽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충남 천안에서 오이농사를 짓는 이모 씨는 “봄작기에 진딧물이 심해서 약이란 약은 다 쳐봤다. 도대체 떨어지지를 않는다”며 “진딧물만 잡을 수 있다면 큰 어려움이 없을 건데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과수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경북 영덕군에서 복숭아 농사를 짓는 모씨는 “심식나방과 썩덩나무 노린재가 줄어들지를 않는다. 수확기라 방제도 못한다”고 밴드에 올렸다.

같은 밴드 회원인 김천시 한 농민은 “미국 선녀벌레 방제대책 좀 세워주길 바란다. 확산속도가 너무 빨라 개인 방제는 어렵다”며 “2016년에 좀 있더니 올해는 아주 심각한 상태라 아무리 약을 쳐도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청도에서 복숭아 농사를 짓는 한 농민은 또 “전국이 선녀벌레 때문에 난리”라며 “동시방제를 하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올 7월 과일관측 정보에서도 해충이 심하다는 보고가 있었다. 이 정보에 따르면 경북 청도와 충북 충주에서 진딧물 발생이 많다고 기록돼 있다. 지도기관 등에서도 해충 예찰을 강화하고 있다. 경북농업기술원 청도복숭아연구소가 대표적이다. 연구소는 병해충예찰단을 운영하며 실시간으로 해충정보를 파악하고 관련 자료를 농민들과 공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방제가 우선이다”라며 “살충제를 사용할 경우에는 계통이 다른 약제를 교차 살포해야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청주=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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