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사과·배 등 주요 제수용 과일
생육 상황 양호, 생산량도 좋아
몇몇 업체 ‘이른 추석’ 빌미로
선물세트 품목 교체 등 ‘소비 찬물’


추석을 한 달여 남긴 8월 초 현재, 사과·배 등 주요 제수용 과일 생육 상황은 양호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이른 추석으로 인한 수급 우려만이 유통가에 강조되고 있어 추석 대목 과일 소비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올 추석은 9월 13일로 보통 9월 하순을 전후로 형성되는 예년의 추석보다 상당히 이르다. 이에 유통업계에선 예전보다 서둘러 7월 말부터 8월 초에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행사를 시작하며 추석 시즌에 들어가고 있다. 이 중 몇몇 유통업체와 언론에선 ‘(이른 추석으로) 신선식품 시세 예측 난항’, ‘이른 추석에 선물세트 품목 바뀌어(과일→타 부류)’ 등으로 추석 시장에서의 과일 입지를 좁히고 있다.

반면 산지에선 올 추석에 사과·배 등 주요 제수용 과일 작황이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전하고 있다. 또한 생산량도 증가하고 작황 역시 순조로운 상황으로, 이른 추석을 빌미로 미리 과일 수급 전망을 예단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하고 있다.

이홍관 장수사과영농조합법인 과장은 “태풍 등 앞으로의 날씨에 따른 변수가 있지만 그건 매년 똑같은 상황이었다”며 “추석 사과 주 품종인 홍로의 경우 현재까진 착과량이나 작황 등 생육 상황이 상당히 양호한 편이다. 당도도 체크해봤는데 정상적으로 나오고 있고, 대과 생산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봄철 저온 피해와 여름철 폭염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한 작년과 달리 올해엔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데 벌써 이른 추석으로 과일 수급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은 문제가 크다”고 밝혔다.

권상준 우리한국배연구회장도 “생육기 비가 적절히 왔고, 수확량도 많을 것으로 보여 추석이 이르다고 해도 배 수급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수출용 중소과를 빨리 섞어내면서 대과도 충분히 추석 시장에 나올 수 있다. 다만 예년처럼 8월 중 발생할 수 있는 태풍이나 집중호우는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매시장에서도 산지와 비슷한 전망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른 추석으로 인해 오히려 추석 이후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가락시장 중앙청과 이영신 전무이사(과일본부장)는 “사과와 배 모두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고된 가운데 작황도 상당히 좋아 이른 추석이라고 해도 대목 수급엔 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과 역시 부족하지 않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우려하는 건 이른 추석으로 인한 과일 수급 문제보다 추석 이후 판매 기간이 길다는 점”이라며 “추석에 소비가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면 추석 이후엔 과일 유통 흐름이 상당히 힘겨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