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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유통인 목숨까지 앗아간 무·배추 가격 폭락

[한국농어민신문 백종운 기자]

경영 악화로 물건 잔금 못치른
신모 씨 충북서 극단적 선택


강원도 고랭지 무·배추 가격 폭락으로 경영난을 버티지 못한 농업유통인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농업유통인 신모(66세)씨가 충북 농산물도매시장 내 자신의 사무실에서 목을 매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동료들에 따르면 신씨는 8월 중순 출하예정인 고랭지 무와 배추 17만9000㎡를 매수하고 계약금으로 3억 원 정도를 지급했다. 그러나 잔금 날이 다가왔음에도 가격 폭락으로 경영이 악화되자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실제 7월 29일 가락농수산물도매시장 자료에 따르면 고랭지 무 20kg 한 상장(하품 )에 500원에 경매됐다. 생산비보다 2600% 적은 가격으로 경매됐다.

한국농업유통법인에 따르면 고랭지 무 1kg을 생산해 출하까지 686원의 생산비가 발생한다. 특히 유통비로 수확 및 상차 1142원, 골판지 상자 1000원, 운송비 1200원 등 3342원이 들어가기 때문에 적어도 20kg 한 상자에 1만3000원은 받아야 된다는 것이다.

이에 백현길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장은 31일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임원들과 함께 강원도청 등을 방문해 공동대책을 주문했다. 이와 관련 강원도는 산지와 현장의 상황은 파악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방안이나 어떤 방법으로 예산을 투입할지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백 회장은 “봄부터 밀려서 출하되는 무와 배추 때문에 지속적으로 가격이 폭락하고 있지만 정부와 지자체 등 그 누구도 대책을 강구하지 않고 있다”며 “농업인과 농업유통인들이 공동으로 산지폐기와 시장격리를 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농업유통법인들이 중간에서 포전매매 형식으로 물건을 사주지 못하니 현장 농업인들은 출하도 포기한 체 밭에서 썩혀야 할 형편이기 때문이다. 현장 농업인들에 따르면 보통 평년에는 이 시기에 80% 이상 거래가 됐지만 올해는 40% 도 거래가 안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백현길 회장은 “이미 6월에도 정선에서 배추농사와 유통을 했던 한 농업인이 배추 가격 폭락을 비관해 목숨을 끊었다”며 “정부와 지자체, 농협 등 농업관련기관들은 목숨으로 외치는 농업인들의 생존권 보장 요구를 깊이 새기고 대책마련에 나서야한다”고 강조했다.

평창 정선=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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